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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검 Dec 28. 2020

하이디라오, 로봇이 요리하고 서빙하는 훠궈 집

중국의 서비스가 달라지고 있다. 

중국인의 매너


 중국에 가본 사람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바로 중국인들의 비매너이다. 어딜 가든 시끄럽고,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고,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중국인을 보고 '역시 중국인은..' 비하하는 말을 하고는 한다. 


 일부는 사실이다. 원바오(温饱, 등 따뜻하고 배 부른) 문제 해결에 우선 집중하다 보니 공공예절보다는 꽌시 등에 의존하는 적자생존 생활 방식이 더 우선시 되는 시대가 있었다.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모습. 그래서 조정래 작가는 중국 비즈니스 관련 소설을 쓰고는 '정글만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방향과 속도다. 중국인과 중국 사회는 변하고 있다. 고속철에 의무적으로 조용해야 하는 '정숙 칸'을 따로 만들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실내 금연과 분리수거를 시작했다.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을 안면 인식하여 점수를 깎고 '개인 신용점수'가 일정 숫자 이하이면 고속철도 못 타게 한다. 방송에서는 공중 예절을 지킵시다 캠페인이 나오고 해외에 나가면 문화유산에 낙서를 하지 말고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하지 맙시다 문자를 받는다. 

 예전 택시 기사가 하이빔을 켜고 다니길래 왜 그러냐고 물어보자 '편해서'라고 답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반면 하이빔을 켜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뒷 유리창에 달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중국은 혼란스럽지만 서서히 변하고 있다. 

  



하이디라오, 서비스로 승부하는 훠궈 집


 이런 중국에서 서비스로 승부를 건 식당이 있다. 훠궈 체인점 하이디라오(海底捞)이다. (훠궈가 뭔지 궁금하다면 관련 글 : 중경 훠궈, 혀가 얼얼하게 매운 그 맛) 하이디라오는 2020년 6월 말 기준 한국을 포함 전 세계에 935개 지점을 가지고 있다. 2018년에 홍콩 증시에 상장을 했는데 당시 시가총액이 13조 원이었고 지금 찾아보니 현재 시가총액이 3031억 HKD(한화로 42조 원)라고 한다. 훠궈 하나로 42조 원 식당 주인이 된 것이다. 정말이지 어떤 측면으로든 중국의 규모는 놀랍다. 


 재미있는 것은 하이디라오 장용 사장의 인터뷰를 보면 "우리 집 훠궈 맛은 특별하지 않다"라고 말한다는 사실이다. 그는 훠궈 맛은 다 비슷하기 때문에 서비스에 승부를 걸었다고 말한다. 하이디라오에 가보면 대기하는 사람들을 위해 구두를 닦아주고, 네일아트를 해주고, 안경도 닦아준다. 핸드폰 덮개와 머리끈도 주고, 외투도 예쁘게 개어 준다고 한다. 서비스 수준이 높지 않았던 중국에서 이런 차별화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이디라오를 성공 스토리를 보고 많은 상점들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중국에서 가격이 다소 높은 미용실을 간 적이 있는데 7살 아이가 갔는데도 머리를 15분이 넘게 감겨준 적이 있었다.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다고 말하자 그 직원은 무조건 20분을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서투른 면도 있지만 중국의 서비스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제는 로봇이 요리하고, 서빙하는 식당으로


 이제 하이디라오는 로봇이 요리하고, 로봇이 서빙하는 '혁신 식당'으로 변모하고 있다. 훠궈는 탕에 고기와 야채를 데쳐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특별한 조리법 없이 기본 음식 재료만 잘 준비해 놓으면 의외로 요리가 간단하다. 요리라기보다는 '배식'이란 표현이 더 맞을 수도 있다. 유튜브에서 하이디라오에서 로봇이 어떻게 요리를 하고, 서빙을 하는지 볼 수 있다. (참조 링크 : Robots staff China's top hotpot chain - BBC News


< 요리 로봇 >


< 서빙 로봇 > 


 요리 로봇은 미쓰비시와 제휴하여 만들었고, 서빙은 중국 회사인 킨온(击朗知能, KEENON)에서 만들었다. 요리는 공장용 로봇과 움직임이 비슷하여 일본산을 채용했지만, 자율주행과 머신 비전 기술이 핵심인 서빙 로봇은 중국산을 사용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 기술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앞서 가고 있다. (관련 글 : 한국과 중국의 산업 경쟁력 격차


 선진국이 되면 성장률이 하락하고 저성장 유지되는 것이 경제학의 일반 원칙처럼 통했지만 1990년대 미국 경제는 컴퓨터 기술 발전으로 생산성이 지속 향상되며 인플레이션이 없는 지속 성장을 일구어냈다. 이런 경이로운 발전을 신경제라고 불렀다. Computer는 원래 미국이 소련과 '우주 전쟁'을 벌일 때 로켓 궤도를 계산하기 위한 계산원(사람이다!)을 부르던 말이다. 사람의 계산이 너무 늦자 트랜지스터가 복잡하게 꽂혀있는 3층짜리 거대한 '기계'를 만들어 궤도 계산을 시도한다. 그것이 지금 우리 스마트폰 계산 앱 기능만도 못한 '원시' 컴퓨터이다. 컴퓨터 출현으로 인해 계산원은 직장을 잃었지만 인류는 단순 반복 작업을 기계에게 맡기고 다른 더 창의적인 일에 매진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기술 혁신을 선도한 국가는 경제적 번영을 누렸다. 지금 중국이 그 자리를 얻고 싶어 한다. 



관련 글

 : 한국과 중국의 산업 경쟁력 격차

 : 꽌시(인맥)와 미엔즈(체면) 


참조 링크

 : Robots staff China's top hotpot chain - BBC News

 : 레드 오션 훠궈 시장에서 서비스 차별화로 길 찾았다

 : 요리 서빙 척척 중국식당 AI 로봇 시대 활짝

 : 海底捞“网红餐厅”渐变记

 : 1분기 서비스 로봇 투자 현황 보니...中 ‘외식’, 서양 ‘대화’ 로봇 주목

 : 로봇이 조리하고 서빙하는 레스토랑

 : 중국 로봇 기업 '킨온', 서빙 로봇 'CES 2020'에서 주목

 : 미국 `신경제(New Economy)`의 미래

 : 이미지(요리 로봇)

 : 이미지(배달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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