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거짓말

사랑은 오래 참는 것

by 소리

"06_최선을 다해 바보엄마가 될 것을"에 이어집니다.





그 실상을 깨닫는 순간 나는 절망했다.


J의 목에 목줄을 걸고 있는 엄마.

이 그림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들에게 목줄을 건 채, 이 길, 저 길로 끌고 다니는 나를 보게 된 날,

나는 절망하며 하나님을 찾았다.


'이제부터는 좋은 엄마가 되어야지, 다시는 내 생각과 행동을 강요하지 말아야지'

이 정도의 각오와 다짐 등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 순간 내 존재 자체가 절망이었기 때문이다.




아들을 사랑하는 법


나는 하나님을 찾았고, 기도하고 기도했다.

하나님, J를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세요.


J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싶습니다.

누구보다 크고 귀한 사랑 쏟으며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뭔가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저는 아들이 아니라 저를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내 욕심을, 이기심을 내 꿈을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토끼몰이하듯 아들을 끌고 다니며 사랑한다 말했습니다.

이제야 그 모습이 보이는데,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J에게 엄마의 사랑이란 걸 보여주지 못하고 키웠는데,

이 아이가 진심 어린 사랑을 아는 어른으로 자랄 수 있을까요?


제가 보여준 비뚤어진 사랑을 사랑이라 믿고 살게 될까 그것이 두렵습니다.

아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세요.

어떻게 사랑해야 하나요?

제발 알려주세요.


애통한 마음을 기도하던 나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훅, 하고 들어왔다.


사랑은 오래 참고...


참는 것? 참는 것이 사랑이라고?


나는 내 속에 던져진 이 낯선 정의 앞에 잠시 망연자실했다.

사랑은 오래 참는 것이다...

성경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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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참으며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고린도전서 7장 13절)


나는 성경을 읽으며 눈물이 쏟아졌다.


J는 이런 사랑을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구나.

엄마인 내가 한 번도 준 적이 없으므로...


나는 내 눈에 보이는 아들의 부족함과 게으름을 '참지' 못했다.

그의 대답과 변명처럼 느껴지는 행동들에 '온유'하지도 못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무례히' 행했고

남의 평가와 눈이 두려웠기에 J의 성과를 통해 '나의 유익'을 구하려는 속마음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의 작은 실수에도 '화'가 났고, '악'한 마음도 품었더랬다.


다행히도 그 순간만큼은 하나님의 은혜가 임한 것일까?...

나는 J가 뛰어난 성적을 올리는 것보다 사랑받고 자라는 존재이길 진심으로 바랐다.


망치로 맞은 듯 이 깨달음 후에

나는 돌덩이처럼 딱딱했던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J가 이런 사랑을 알지 못하고, 이런 사랑을 받아보지도 못한 채, 어른이 되어 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은

다른 무엇보다도 두려운 일이었다.


그렇구나. 부모의 사랑이란, 참아주는 것이구나.

그저 참는 것이라 하지 않고, 오래 참는 것이라 하신 이유가 있구나.

오래 참아주는 것...


오래 참는다는 것은 결국 믿어야 가능한 것이었다.

믿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믿음을 가지는 것 말이다.


그것이 부모의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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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짧은 생각, 버릇없어 보이는 태도가 화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딴 것에 집중하는 걸 몰라서가 아니라,

니 인생이니, 부모의 책임은 가볍게 생각해서가 아니라,


너를 사랑하니까 끝까지 믿음의 끈을 놓지 않는 것,

그것이 엄마가 해야 할 사랑이었구나.


화가 나는 어떤 순간의 참음은 내 감정을 억누르고 애써 외면하는 것이지 사랑의 표현은 아니었다.

J가 성장하는 긴 시간을 지켜보면서 인내하고 지켜봐 주는 것이 사랑이고 믿음이었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

J는 어떤 경우에도 자기를 믿어주는 존재가 엄마임을 알 게 될 것이고,

그것이 자신을 향한 엄마의 사랑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선배 엄마가 후배 엄마에게>


아이들이 사춘기에 들어가고 고등학생이 되면 부모와의 대화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재교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특히 모든 아이들에게 공통되는 일과나 과목이 줄어들고,

각자의 상황에 맞는 과목과 시간표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나 반 차원의 전체 공지는 거의 없어집니다. 때문에 자녀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 부모님들은 자녀의 학교 생활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고 지내게 되죠.


특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아이와의 대면기회도 많지 않기 때문에 부모와 자녀 간의 믿음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옆에서 자녀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엄마의 '촉'이 발휘될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말을 하지 않거나 괜찮다, 이야기하면 그저 믿는 수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부모님은 이런 상황에 대한 불안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녀 또한 어렵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부모님을 먼저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믿음은 마음은 각오나 다짐만으로 생기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믿어야지, 결심하다고 해서 믿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야말로 '믿어져야'하는데, 부모와 자식 간이라 해도 믿음은 쌓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경우에도 일관되게 느껴지는 감정이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이 믿음이 엄마에게는 자식 사랑입니다.

좋은 것을 가장 먼저 주고, 원하는 바를 기꺼이 들어주고, 나를 희생하면서까지 자녀에게 도움이 되려는 마음도 사랑의 모습이긴 하지만, 이런 모습이 실은 엄마인 나를 위한 유익과 이기심 때문은 아닌지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사랑할 만한 것, 사랑할 만 때에 사랑하는 것은 얼마나 쉽습니까?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는 자식에 대해서도 똑같은 마음을 품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해낼 것이고, 올바르게 성장해 나갈 것이라 믿으면서 끝까지 묵묵히 곁을 지키는 것이

엄마의 사랑입니다. 이것을 알고 있는 자녀라면, 부모 품을 떠나 어디를 가더라도 올바르게 자기 길을 걸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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