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_존 윌리엄스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우리가 꿈꾸는 삶은 무엇일까?
행복, 사랑, 일, 가족, 관계 등이 잘 풀리는 실타래 같은 삶이길 바라며 산다.
때론 원하는 삶이 되기도 하지만 얽히고설킨 삶이기도 하다.
독서모임의 멤버가 나에게 선물해 준 책, ‘스토너’가 읽었을 때까지도 이리 인기가 올라갈 줄 몰랐다.
나는 이 책을 거의 4,5번은 읽은 것 같다.
읽을수록 다시 내게 묻는 말이 달라서 한 권의 책 속에서 몇 가지의 주제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책이었다.
인간의 욕망, 꿈, 열정, 꾸준함, 변함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 그에게 빠졌다.
스토너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몰두하며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았지만 일과 사랑을 통해 내면 깊은 곳에서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열정녀라고 불릴 만큼 에너지가 넘친다고들 한다.
독서와 운동은 내가 밥 먹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다양한 모임과 배움의 시간들을 통해 성장하기 원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건강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나의 행동반경은 좁아졌다.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나는 이때 ‘스토너’라는 인간을 바로 보게 되었다.
그도 마지막 숨결이 왔던 길로 돌아갈 때 자신을 깊이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고 끈기 있게 살아왔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는 것에 대한 허무함이랄까?
나는 그에 비하면 더 즐거운 인생을 살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가고 있기에 무미건조한 삶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함께 하고 싶은 이들과 교류하며 마음은 늘 행복하다. 단지 바빠서 정신이 없지만……
스토너는 영문학을 사랑했다. 영문학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캠퍼스를 거닐고 주변의 다양한 환경들을 관찰하며 자아의 성장을 보았다.
그는 책을 통해 의식의 변화의 흐름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찾아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책은 마음의 성찰을 돕는다고 생각한다.
나도 의식의 흐름에 따라 생각의 사고가 확장되길 얼마나 바라는가?
스토너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바로 이 시점, 책을 통한 의식의 변화에서였다.
나도 마찬가지다.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책을 내 삶 속으로 받아들였을 때이다.
나의 생각의 틀 안에서 사고하는 것들을 깨뜨려 주었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내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를 묻는 사람들이 있다.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그냥 사랑에 빠진 사람 같으니까 그렇다.
사랑에 빠진 남녀가 무슨 이유가 있을까…..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좋으니 사랑에 빠진 것 같이 책 사랑도 마찬가지다.
스토너도 이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냥 영문학에 스며들어 버린 것처럼 사랑에 빠져버렸을 것이다.
“스토너 군, 그의 목소리가 들리나?”
“셰익스피어가 자네에게 뭐라고 하나? ”
“자넨 사랑에 빠졌군. “
책 <아티스트웨이>에서 독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독서란 작가와 대화하고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귀 기울이며 소통하는 시간이다. ’라고. 말한다.
듣기는 인내의 과정이다. 듣기를 훈련하는 과정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집중하며 존경을 표할 때 서로 소통할 수 있다고 했다.
책과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나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들으려고 집중하며 읽는다면 사랑과 존경으로 소통하는 시간은 귀중한 나의 열매가 될 것이다.
스토너가 진정 바랐던 것이 이런 삶이 아니었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책과 함께 몇 백 년 전의 작가의 소리를 들으며 그와 사랑에 빠지는 것을 원했을 것이다.
나는 작가와의 만남을 위해 책에 많은 것을 담아둔다.
작가에게 궁금한 질문, 잘 모르는 단어, 나의 생각, 좋은 문장, 동의하지 못하는 글 등을 여백에 기록한다.
후에 읽어보려고 써두는데, 정작 읽으려 하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는 내용도 있지만 그때만큼은 몰입해서 작가와 대화했다는 생각에 만족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우리는 옛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었는가?
책과 마음에 드는 책갈피, 잘 써지는 펜, 노트만 준비하자.
별거 없다. 작가와의 대화를 위한 준비가 끝났으면 이제 책 읽기에 빠져보는 것으로 시간을 만들자.
작가가 나에게 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듣고 마음을 토닥이는 좋은 시간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