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느려도 괜찮아, 너의 마음이 중요하니까…
어느 날 아이가 조용히 말했다.
“엄마, 오늘은 좀 지쳤어.”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열심히 계획을 세우고 공부하던 아이였기에, 스스로 그런 말을 꺼냈다는 건 이미 한참을 고민했단 뜻이기도 했다.
아이와 나는 많은 걸 함께 해왔다.
문제집을 쌓아두고 스스로 진도를 나가던 날도 있었고, 하루 20장씩 풀어야 하는 학습지를 계획표에 넣으며
“오늘 이만큼 했어!” 하고 웃던 날도 있었다.
그런데 아이는 기계가 아니었다.
컨디션도, 감정도, 속도도 매일 달랐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날 그 20장을 2장으로 줄이기로 했다.
그 대신 그 하루를 ‘쉬어가는 시간’이라 이름 붙이고, 숨 고르듯 조용히 책을 읽었다.
그리고 단 한 줄을 썼다.
하루 한 문장 쓰기를 실천하고 기록하며 아이의 마음과 몸은 조금씩 회복하고 있었다.
"오늘 마음에 남은 문장: 나 자신을 믿는다는 건, 내 속도를 인정하는 것."
그 한 줄이 쌓여, 아이의 마음이 자라는 걸 느꼈다.
성적보다, 속도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라는 걸 우리는 책을 통해, 기록을 통해 배워갔다.
독서는 우리 가족에게 공부 그 이상이었다.
긴 설명 없이도 아이는 책 속에서 질문을 찾고, 어른의 말을 빌리지 않고도 위로를 발견했다.
책은 때로 부모보다 조용하고, 더 오래 아이 곁에 남아주는 친구였다.
점점 자라면서 매일 한 권, 두 권, 읽으며 자신의 자산을 쌓아갔고 하루 한 줄의 기록은 계속되었다.
책을 다 읽지 못한 날에도, 그저 몇 페이지를 훑고 마음에 남은 한 문장을 적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하루는 지혜로 물들었다.
그러는 사이, 아이는 성장했고 대학이라는 문을 스스로 열었다.
슬럼프도 있었고, 꺾인 시간도 있었지만 아이의 페이스를 존중하고, 부모인 내가 조급함을 내려놓은 순간부터 우리는 함께 나아갈 수 있었다.
아이의 공부는, 단지 성적이 아니라 ‘삶을 배우는 연습’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책을 읽고, 계획을 세우고, 때론 줄이고 다시 조금씩 늘려가는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아이들은 자기만의 균형을 배운다.
그리고 부모인 나는, 그 속도를 조율하지 않으려 애쓰기보다 묵묵히 옆에서 ‘함께 숨 쉬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조금 늦어도 괜찮다.
하루 한 줄이면 충분하다.
공부도, 인생도 스스로 써 내려가는 문장이 더 오래 남는다.
조급해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는 그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힘이 들어짐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아이와의 한 호흡과 같은 마음이 내 아이가 살아내는 이 시간들에 힘이 된다는 것을 난 안다.
20대가 중반인 두 아이가 자신만의 길을 걷는 시간에 힘이 된 것은 지금도 잊지 않고 찾는 [책]이다.
그것에 감사함으로 아이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멘토인 엄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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