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촉처럼 짧아진 가을을 마주 보자

일교차가 크다고 짜증 내지 말자

가을이 언제 오나 했는데 왔습니다. 오늘은 아침 출근길 하품을 하는데 입김이 나오더군요. 이제 곧 겨울이 오겠지,라고 생각하니까 지나간 여름의 그 따뜻함이 잠시 그립더라고요. (더위의 끈적함 말고 태양의 따뜻함이요.) 

저는 겨울을 좋아하지만, 겨울옷의 무게감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괜스레 어깨가 아픈 것 같고. 여름에는 바지에 티셔츠 한 장 걸치면 끝나는데 겨울엔 여러 겹 옷을 입어야 하잖아요. 마치 상추에 깻잎을 깔고, 그것도 부족해 각종 채소를 얹는 쌈채소처럼요.

고즈넉한 아침 출근길에 나무들을 보니 단풍이 들고 있었습니다. 반은 빨갛고 반은 파래요. 가만 보고 있자니 빨간 단풍나무들을 본 게 무척 오래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단풍물이 드는 나무야말로 크리스마스의 상징 같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pixabay / 이런 단풍을 오랜만에 보고 싶네요.

우리네의 가을이 짧아져 이제 사계절이 무색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가을이 아직 우리 곁에 있습니다. 가을볕을 느끼고, 단풍을 보고, 겨울의 길목에 서서 화살촉처럼 짧아진 가을을 마주 보자.. 일교차가 크다고 짜증 내지 말자라고 생각해 본 아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