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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채기는 몸에만 나는 게 아니더라

다 나은 것 같았는데 흉은 어쩔 수 없네

by 분초 Mar 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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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적 문득 기억나는 일화가 몇 개 있다. 하나는 친구 한 명의 생일날이었다. 생일 초대장을 받고 기대감에 부풀어 선물을 준비했는데, 다른 아이들이 있는 앞에서 내 선물과 다른 친구의 선물을 비교하는 게 아닌가. 정말 충격이었고 나름의 상처를 받았다. 또 하나는 내 생일날이 다가올 무렵, 그 친구는 나와 친하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그다지 가깝지 않았다. 같은 반이긴 했지만 초대장을 주기 전에 그 친구의 표정을 살폈고, 떨떠름한 표정이길래 실례일 것 같아 안 주었더니, 나중에 들은 얘기는 내가 먼저 오란 말을 하지 않았다며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의도치 않게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왕왕 일어난다. 의도하고 상처 주는 것은 의지와 인성의 문제이니 고쳐질 수 있지만, 의도하지 않은 상황은 적잖이 당황스럽다. 심지어 상대가 소심하기까지 하면, 가만히 있다가 영문도 모른 채 손절당하기 일쑤다. 우리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마음속 진심은 생략하고 세게 말을 표현할 때가 있다. '다 알아주겠지'라는 안일함은 작은 눈덩이가 구르고 굴러 산사태가 되듯이 감정의 골을 깊게 하고 커다란 후폭풍을 가져온다.






 최근에도 부모님과 전혀 다툴 거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과한 배려로 인해 다툼이 벌어졌던 일이 있었다. 배려의 포커싱이 오롯이 주는 사람에게만 맞춰져 있다면 좋은 배려가 아닐 것이다. 배려란 받는 사람에게 우선으로 맞춰져 있어야 부작용 없이 효과가 배가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하루에 최소 30명이 넘는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다. 가까운 가족을 챙기기도 버겁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하물며 한 번만 마주치는 사람까지 챙겨야 할까? 아무리 내가 인생에서 한 번 보고 말 사람일지라도, 한 사람의 하루를 망치게 할 자격은 없다. 그 화살은 결국 나와 내 가족에게 돌아온다.





 마음의 상처에 대한 면역을 기르는 것은 이러한 상처를 예방하고, 나아가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나의 작은 행동 하나가 누군가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면역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주 반성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 마음의 면역력을 높이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도 보호하고, 함께 성장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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