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차게 날 버리고 간 너를
내 몸이 찢어지도록 원망했다
그럼에도 난
너의 앞날이 빛나길 바랐다
널 사랑했기에
널 기다리기에
지금도 이 자리에
망부석처럼 굳은 채로
너를 바라고 있다
헌데 이게 대체 뭐란 말이냐
함께한 세월이 무색하게
여름 한철 내 울기만 하다
날개만 고이 접은 채 미동도 없이
아귀 같은 개미떼에 쌓여 있으니
껍질이 까지도록 비벼본들
들어주는 이 없이 식어버린 널
애도하고 싶지만
나무 등걸에 묶인 신세로는
널 바라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 버려진 자의 슬픔, 2025.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