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5분혁신.안병민의 AI로운 아빠생활]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AI로 가족의 일과 삶을 행복으로 채우는 어느 아빠의 실험기. 딸 시우는 여섯 살, 호기심 대마왕. 아내 서윤은 42세, 한 패션 브랜드의, 야근 많은 마케팅 팀장. 그리고 나는 40세 동화작가이자 콘텐츠 기획자. 본 연재 <AI로운 아빠생활>은 AI라는 똘똘한 비서와 함께, 딸의 상상력을 키우고 아내의 하루를 덜어주며, 가족의 일상을 작은 행복으로 채우려는 한 아빠의, 엉뚱하고 다정한 실험 기록이다. 과연 '나' 시우아빠는 AI로 더 좋은 아빠, 더 든든한 남편이 될 수 있을까?
2026년의 해가 밝았다. "새해 복 많이 받아!"라는 인사가 무색하게, 1월의 일상은 여전히 분주했다. 아내 서윤은 연말 결산 후유증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를 선언했다. 지칠 줄 모르는 하이 텐션, 여섯 살 시우는 "심심해" 노래를 불렀다.
"여보, 우리 딱 1박 2일만 어디 다녀올까? 바람도 쐴 겸." 내 눈치 없는 제안에 아내의 미간이 좁혀졌다. "가면 또 노동이잖아. 짐 싸고, 운전하고, 시우 쫓아다니고… 난 그냥 따뜻한 방에서 푹 쉬고 싶어." 아내의 니즈는 '완벽한 휴식(Rest)'이었다. 시우의 니즈는 '무한한 움직임(Play)'이었다. 그리고 가장인 나의 현실은 연말 지출을 메워야 하는 '가성비(Budget)'. 휴식, 재미, 가성비.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평행선 같았다.
"걱정 마. 이번엔 '노동 없는 여행'으로 준비할게. 내 AI 실력, 이제 알잖아. 시간만 좀 줘." 호기롭게 노트북을 열었다. AI에게 대뜸 "가족 여행지 추천해줘"라고 묻는 초보적인 실수? 더 이상 없다. 그렇게 하면 흔한 관광지, 높은 가격대, 복잡한 일정만 쏟아낼 테니까.
나는 가족을 향해 먼저 질문을 던졌다. "자, 이번 여행에서 '이것만큼은 절대 포기 못 한다' 하는 거 딱 하나씩만 말해." "난 무조건 따뜻한 거. 밖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시우 쫓아다닐 기운 없어." 아내의 말이었다. "난 눈썰매! 오십 번, 아니 백 번 탈 거야!" 시우가 답했다. "오케이. 접수."
비장한 마음으로 프롬프트를 입력했다. 단순한 조건 나열이 아니라, 서로 다른 욕망을 봉합하는 하나의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기분이었다.
"너는 까다로운 40대 워킹맘과 에너자이저 6세 아이, 가성비를 따지는 아빠를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가족 여행 전문 코디네이터'야. 다음 상충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기적의 숙소' 3곳을 찾아 표로 정리해줘. ① 엄마가 따뜻한 실내에 앉아서 투명창 너머로 아이가 눈썰매 타는 걸 지켜볼 수 있는 '중앙 광장형 구조'일 것 (가장 중요). ② 서울에서 2시간 이내. ③ 1월 주말 1박 30만 원대."
핵심은 '엄마가 춥지 않게 아이를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잠시 후, AI가 내놓은 1번 추천지에 내 시선이 꽂혔다. 포천의 한 글램핑장. '전 객실이 중앙 놀이터를 감싸는 원형 구조. 데크 전체가 우레탄 창(투명막)으로 마감되어 있고, 대형 난로 완비.'
"여보, 이거 좀 봐봐." 아내에게 화면을 보여주며 덧붙였다. "여긴 텐트 앞 데크가 투명한 비닐 하우스처럼 되어 있어. 안에 난로도 빵빵하대. 당신은 편한 옷 입고 따뜻한 커피 마시면서, 나랑 시우가 썰매 타는 거 구경만 하면 돼." 아내의 눈이 커졌다. "어? 진짜 텐트 바로 앞이 썰매장이네? 오케이, 이거면 갈래. 이번엔 좀 쉴 수 있겠네." 시우는 이미 소파 위를 뛰고 있었다. "아빠 빨리 예약해!"
서로의 취향을 검색하고 맞추느라 몇 시간을 허비하다 결국 "그냥 집에 있자"로 끝났던 예전과는 달랐다. AI가 찾아준 것은 단순한 숙소가 아니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쉬고 놀 수 있으면서도 서로를 곁에서 느낄 수 있는 장소였다. 이번 주말, 우리는 떠난다. AI가 설계하고 우리가 선택한, 서로의 평행선이 만나는 그곳으로.
▶ 시우 아빠의 슬기로운 AI 활용법: 가족의 평화를 지키는 '교집합' 질문법
1. 욕망을 '시나리오'로 묘사하기: 단순한 키워드로 나열만으로는 부족하다. “엄마가 따뜻한 실내에서 쉬면서 창밖의 아이를 볼 수 있는 구조”처럼 구체적 장면을 써야 한다. AI는 그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는 공간을 찾아낸다.
2. AI에게 '중재자' 역할 맡기기: “너는 냉철한 예산 관리자이자, 감성적인 여행 가이드”라고 역할을 부여하고, 결과를 ‘비교표’로 요청하라. 거리, 가격, 아내 만족 포인트, 아이 만족 포인트로 항목을 나누어 정리하면, 3시간 걸리던 가족회의가 순식간에 끝난다.
3. 결정적 한 방은 '아빠의 큐레이션': “여긴 시설이 좋아”라는 건조한 정보 대신 “당신은 그냥 앉아서 쉬기만 하면 돼”처럼, 아내의 입장에서 혜택을 재해석해서 제안하라. 기술이 찾고 사람이 건넬 때, 비로소 진짜 여행이 시작된다. 여행 계획, 더 이상 누군가의 희생을 갈아넣는 노동이 아니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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