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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행 Mar 29. 2024

난생처음...배꼽 걱정입니다.

: 쓸데없이 재미있게 살아볼게


배꼽의 쓸모가 무엇일까? 


운동을 마치고 샤워 도중 문득 든 생각입니다. 곰곰이 곱씹어봐도 도통 알 길이 없습니다. 태어나면서 몸의 일부인 이 배꼽이 무슨 쓸모인지 모르겠습니다. 


눈, 코, 입… 모두가 제각기 그 쓸모가 있는데

대체 배꼽은 무슨 용도로 만들어진 것일까요? 정말 무쓸모 배꼽입니다. 


그러면서도 뻔뻔하게 몸에 중요한 무. 엇. 인. 냥! 내 몸 중앙에 떡하니 홀로 자리를 잡고 있으니 아마도 알박기가 틀림없습니다. 나중에 인간의 몸이 진화하고 또 진화해서 다른 중요한 기관이 배꼽 자리를 차지하려 할 때 자릿값을 제대로 받아내려는 심사가 분명합니다. 그 이유 이외에 어떤 이유도 알지 못합니다. 


기껏해야, 

크롭티를 입을 때 배가 너무 심심해 보이지 않도록 드러내는 액세서리 정도랄까요? 아니면 피어싱을 걸치는 옷걸이 정도의 용도랄까요…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테지’


찾고 또 찾아봅니다. 

아주 어릴 적 오쇼 라즈니쉬라는 이상한(?) 철학자의 책 <배꼽>이 기억납니다. 배꼽은 누워서 감자를 먹을 때 소금을 담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그의 말이 가장 타당한 쓸모입니다. 아직까지 그 이상의 용도를 모르겠습니다. '감자 찍어먹기 위해 배꼽이 만들어진 것이구나!'


또 다른 쓸모는 작가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이었는지... 가물가물 기억나지 않지만, 소설 속 청년이 주인공에게 배꼽의 쓸모를 말해줍니다. '우리 아버지는 향수를 하루 종일 간직 할 수 있도록 배꼽의 사용법을 알려줬죠. 배꼽에 향수를 뿌리면 온종일 그 향은 간직할 수 있다고 말예요'


보아하니, 배꼽은 소금을 담거나 향수를 간직하는 종지로 만들어진 게 틀림없습니다. 그러면서도 배꼽은 참 말이 많습니다. 


배꼽 빠지게.. 배꼽 인사에.. 배보다 배꼽에.. 배꼽에 때만도에...


정작 존재 이유를 모르며, 얼렁뚱땅... 배꼽이 이러쿵저러쿵 말만 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사전을 찾아봅니다.


'배꼽 : 태아의 탯줄이 부착되어 있던 자리를 나타내는 흔적으로 어머니로부터 탯줄 안에 있는 혈관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했던 곳을 말한다. 태반 포유류 동물들은 모두 배꼽을 가지고 있다.'


아!

 

아마도 배꼽은 교신기가 분명합니다. 연결 버튼이 틀림없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배꼽! 엄마는 늘 배꼽이 닮았다고 말하셨으니 말이죠. 


그 이외에 달리 아직도 쓸모를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난. 생. 처. 음... 배. 꼽. 걱. 정.입니다. 




P.S


머리는 파마할 때만 쓰는 게 아닌 것처럼… 분명 배꼽의 진짜 용도가 있을 겁니다. 

저희 광고 회사에서 제보받습니다.


특전 :  채용 시 우선 입사 (무쓸모 광고 아이디어 기획팀) 




image :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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