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이 많은 게 죄라면 죄일까...
한 입 베어 물면...
겉표면의 바삭한 초콜릿을 지나
부드러운 비스킷과 쫀득한 마시멜로가
나를 기다렸다.
1974년생인 이 시커멓고 조그만 녀석은
벌써 중년의 나이가 되어 버렸다.
왜 이리도 정은 많은지...
여자는 물론, 남자에게도
눈물콧물 다 쏟아내게 만든
물건이라 하겠다.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게 사랑이야!
헤어지며 그녀가 내뱉던 그 말.. 과,
주말에 초코파이 하나 준다!
초코파이 하나에
매주 종교를 바꿔가며
영혼까지 팔아먹었던 군대까지
아직도 당신과 내가
편의점에서 초코파이에
스~~을쩍
눈길을 보내는 건,
빅파이나 몽쉘통통, 오예스 따위와
맞바꿀 수 없는,
아무튼!
그 수많은 세월 싸이고 쌓인
그놈의 바로 그 정情 때문이 아닐까.
P.S.
* 왜 광고가 정情 였냐고요?
출시 당시 '단독 100원으로 먹을 수 있는 고~오급 초콜릿케이크'라는 광고였지만, 1970년대 짜장면 한 그릇이 250원였으니 이거 이거 비싸도 너무 비싼 것 아닌가? 에라~ 정 안되면 이렇게라도 해봐야지... 해서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애정을 나눌 수 있는 과자'... 군대 간 삼촌에게 초코파이를 선물하는 정情 만은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거다. 그러니까... 뭐랄까... 비싸서 나눈 정情이라면 정情이랄까... 뭐, 어쨌든!
#20세기물건 #초코파이 #영혼까지팔아먹은과자 #남자의물건 #브랜드 #말하지않는데어떻게아니?
* 브런치 글이 책이 되었어요!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5557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