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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예민한 뇌 - 매우 민감한 사람이 사는 법

by 쿼카쌤 강건

SPS(감각 처리 민감성, Sensory Processing Sensitivity):

외부 자극에 대해 감각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질. 감정과 환경에 대한 깊은 처리, 과자극, 강한 공감, 섬세한 감각 등의 특성이 두드러진다.

HSP(매우 민감한 사람, Highly Sensitive Person):

SPS 특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전체 인구의 약 20%가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표정이나 목소리를 통해 다른 사람의 기분을 금세 알아차립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신중하게 반응하고, 사람이 많은 자리에 다녀오면 유난히 피로함을 느끼죠. 혹시 이런 경험이 있다면, 단순히 '내향적인 성격' 때문만은 아닐 수 있어요.


여러분도 한번 테스트해보세요. 다음 항목 중 몇 가지에 해당하시나요?

1. 강한 빛, 소음, 향기에 쉽게 민감해진다.

2. 다른 사람의 기분을 쉽게 알아챈다.

3. 복잡하거나 시끄러운 환경에서 쉽게 지친다.

4. 예술 작품이나 음악에 깊이 감동한다.

5. 다른 사람들보다 더 섬세하게 디테일을 인식한다.


세 개 이상에 ‘그렇다’고 답하셨다면, 여러분은 HSP(Highly Sensitive Person, 매우 민감한 사람)일 수 있어요. HSP는 심리학자 일레인 아론(Elaine N. Aron) 박사가 처음 제안한 개념으로, 주변 환경이나 감정에 특별히 민감한 사람들을 뜻해요. 전체 인구의 다섯 명 중 한 명 정도가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디테일에 반응하는 HSP의 뇌


이건 단순한 성격이나 습관의 문제는 아니에요. HSP의 뇌는 실제로 일반인과는 조금 다르게 작동한다는 사실이 연구로써 밝혀졌거든요.


HSP의 뇌는 자극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자극이 무엇을 뜻하는지 끊임없이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뇌의 '중간 측두회(Middle temporal gyrus)'라는 영역이 활발히 작동하는데요, 이곳은 시각이나 청각 같은 여러 감각 정보를 통합하고 그 의미를 처리하는 '허브'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쉽게 말해, HSP의 뇌는 자극을 단순한 정보가 아닌 ‘의미 있는 사건’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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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HSP들은 자극에 더 높은 주의를 기울이고, 신중하게 반응하려는 뇌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때는 대상회피질(Cingulate cortex)이나 전운동피질(Premotor cortex) 같은 곳이 활성화되죠.


즉, HSP의 뇌는 "이 자극이 중요한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를 먼저 충분히 따져본 후에, 행동을 준비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실제로 HSP를 대표하는 문구 중 하나가 'Pause to check(=확인하기 위해 잠시 멈추다)'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중요한 건 이겁니다. HSP가 예민한 이유는 눈이나 귀같은 감각 기관이 특별히 발달해서가 아니에요. 그보다는 그 자극에 담긴 의미를 깊게 해석하고, 반응하려는 뇌의 처리 방식 때문이죠. 주변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 친구가 던진 사소한 말 한 마디에도 "이건 무슨 뜻이지?" "어떻게 반응해야 하지?" 이렇게 주의를 기울이다 보니, 쉽게 지치는 거예요.


그런 HSP에게 정말 필요한 건, 억지로 둔감해지려는 노력보다 ‘돌아갈 수 있는 공간’일지도 몰라요. 예민해진 감각을 쉬게 해줄 조용한 장소, 익숙한 루틴, 그리고 나만의 방식으로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 환경 말이에요. 그런 컴포트존이 있을 때, 우리는 다시 세상으로 나갈 힘을 얻죠. 예민함을 억누르기보다 잘 회복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 그것이 진짜 HSP의 자기 돌봄이 아닐까요? 그래서 지금부터는, HSP를 위한 회복 환경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그 방법 3가지를 소개드릴게요.



HSP를 위한 컴포트존 설계법 3가지


1. 나만의 환경 키워드 찾기

어떤 환경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어떤 환경에서 불편함을 느끼시나요?

다음 단어 중 키워드를 각각 3개 이상 골라보세요.

조용함, 혼자, 자연, 은은한 조명, 잔잔한 음악, 낮은 온도, 식물, 파티, 시끄러움, 강한 빛, 많은 대화, 강한 향, 빠른 속도, 끊임없는 자극

예: 편안한 환경: 조용함, 혼자, 자연 / 불편한 환경: 파티, 시끄러움, 강한 빛


이제 이 키워드를 바탕으로 내게 맞는 공간을 설계해보세요. 예를 들어, '조용함, 혼자'가 중요하다면 내 방을 컴포트존으로 꾸미고, 혼자 쉴 수 있는 독서실을 찾을 수 있겠죠. 불편한 요소를 줄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소음이 많은 곳에서는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착용하고, 사람이 많은 가운데 자리 대신 구석자리를 선택하는 식으로요.


2. 예측 가능한 루틴 만들기

새로운 자극을 처리하는 데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HSP에게는 무엇보다 예측 가능한 루틴이 필요합니다. 기상, 식사, 수면과 같은 굵직한 생활 패턴을 중심으로 루틴을 더해보세요. 아침 햇빛 쬐기, 점심 후 낮잠, 자기

전 독서 같은 루틴은 일상에 안정감을 주고, 새로운 도전을 할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3. 마음챙김 명상 연습하기

HSP의 뇌 반응은 쉽게 바꿀 수 없지만,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조절할 수 있어요. 특히 과부하가 왔을 때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고르는 것만으로도 몸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일 수 있습니다.

눈을 감고, 들숨은 코로, 날숨은 입으로 천천히 쉬세요.

숨의 온도와 흐름에 주의를 기울이며 1~3분 정도 호흡하세요.




HSP 여러분, 우리의 민감함은 결코 약점이 아니에요. 오히려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특별한 선물이죠. 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가요. 세상은 여러분의 섬세한 시선 덕분에 더 아름답게 빛나고 있으니까요.

HSP 이해 퀴즈

Q1. HSP의 뇌는 어떤 방식으로 자극을 처리하나요?
① 단순하게 감각만 받아들인다
② 자극을 빠르게 무시한다
③ 자극의 의미를 깊이 해석하려 한다
④ 감각 기관 자체가 더 민감하다
� 정답: ③


Q2. HSP에게 필요한 자기 돌봄 전략이 아닌 것은?
① 예측 가능한 루틴 만들기
② 강한 자극에 계속 노출되기
③ 조용한 환경 설계하기
④ 마음챙김 명상 연습하기
� 정답: ②


Q3. HSP의 뇌에서 의미 해석의 허브 역할을 하는 부위는?
① 편도체(Amygdala)
② 중간 측두회(Middle Temporal Gyrus)
③ 소뇌(Cerebellum)
④ 해마(Hippocampus)
� 정답: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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