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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디스트 Jan 09. 2023

호텔과 캠핑사이

캠핑하는 호텔리어 02

귀찮은 청소와 빨래는 하지 않아도 되고, 매일 아침 눈뜨면 오늘 새로운 메뉴는 무엇일지 궁금하게 하는 아침 뷔페와, 퇴근 후 피곤함을 달래줄 룸서비스. 엘리베이터 버튼만 누르면 수영과 사우나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그런 삶.


모두가 한 번쯤은 꿈꿔봤을 호.텔.살.이.

이러한 환상을 직접 경험하고 싶은 어릴 적 마음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던 것 같다. 


이런 삶이라면 평생 혼자 살아도 되겠다




오토바이 전국 일주를 다니고, 스피드를 즐기던 그는 나와 함께 할 취미 생활을 고민하던 중 

달랏 글램핑을 시작으로 '캠핑'이라는 우리의 공동 취미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그래, 갑작스러운 캠핑은 당황스러울 수 있으니, 글램핑부터 차근차근


호찌민에서 달랏까지는 차로 약 6.5시간.

물론 비행기나 버스를 이용해도 되지만, 우리가 선택한 베트남의 첫 캠핑 장소는 

포장되지 않은 도로에, 꼬불꼬불한 커브길이 그이가 딱 좋아할 만한 오프로드 드라이빙 코스였다.




한국의 글램핑은 도심과 가까운 곳에 세련된 시설들로 가득하지만 동시에 캠핑의 감성을 잘 표현하는 분위기에 어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베트남의 글램핑은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였다.


호텔처럼 침대와 가구와 발코니에 다행스럽게도 개인용 욕실도 있지만, 공용 시설은 너무나 자연친화적이고 위생의 레벨은 조금 달랐다. 

호텔과 다르게 둘러보는 주변은 모두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고, 도심에 공기 청정기를 틀어 놓은 듯한 청량감도 풍부했다.


잠시 호텔의 삶은 내려놓자 내려놓자 내려놓자, 그래도 글램핑이잖아


�Twin beans farm, Da lat, Vietnam




바비큐 디너가 포함이 되어있던 패키지인 것을 마치 몰랐던 우리인 양, 제공해준 것들은 정중히 돌려드리고

한국마트에서 장 본 삼겹살과 야채들을 꺼내 들었다.


그래, 배탈 나면 안 되니까 먹는 거는 못난이처럼 좀 굴어보자


와인으로 배가 부르기 시작하니,

지금까지 굴었던 깔끔쟁이 모드는 벗어던지고 불멍에 의지하며 우리의 첫 글램핑의 하루는 그렇게 지나갔다.




눈 뜨는 아침이 행복하다. 

둘째 날은 호텔로 이동하여 1박을 더 하고 호찌민으로 복귀해서인지도 모른다.


다 둘러보지도 못한 아름다운 풍경들과 유리병에 담고픈 좋은 공기들이 있지만

아직은 자연인이 되기에는 사진 몇 장으로도 충분한 호텔녀인가 보다.

  

�Ana Mandara Villas Da lat Resort & Spa, Vietnam


베트남의 호텔은 어느 유럽의 호텔과 견주어도 충분히 승자가 될 수 있다.


저렴하다는 생각은 큰 오산. GDP가 낮은 것뿐이지 빈부격차가 큰 베트남은 찾으면 얼마든지 돈을 펑펑 쓸 수 있는 곳들이 많이 있다. 그중 하나도 5성급 호텔들이다.


여행은 역시 호텔이지


 To be continued




                                          캠핑하는 호텔리어


                                                                       -Chapter-


1. Intro

2. 호텔과 캠핑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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