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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hoomoon Dec 18. 2024

10장 40대, 아직 성장 중인 아빠

 40대가 되면 모든 게 완성될 줄 알았다. 어른이 되면 삶의 정답을 알게 될 거라고, 적어도 아이들 앞에서는 항상 든든한 모습으로 서 있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틀렸다. 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여전히 배우고 있는 성장 중인 아빠다.

 아침 출근길, 아이들의 작은 손이 손을 흔들며 "잘 다녀오세요!"를 외칠 때마다 문득 깨닫는다. 내가 아이들에게 해주는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가 그들의 세상 속에 깊이 새겨질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 책임감이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감사하기도 하다. 아이들은 나를 보며 배우지만, 사실 나 역시 아이들을 통해 배우고 있다.

 어느 날 딸아이가 물었다. "아빠는 왜 하늘이 파란지 몰라?" 그 단순한 질문에 한참을 망설였다. 몰라서 창피한 게 아니라, 몰라서 새삼스럽게 신기했다. 아이들의 질문은 나를 멈춰 서게 한다. 내가 잊고 있던 세상의 아름다움과, 아직도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40대의 나는 예전 같지 않다. 체력도 예전만 못하고, 가끔은 하루가 버겁기도 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아빠로서의 내 모습이 아이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어떤 가르침을 줄 수 있을지. 그리고 그런 고민이 나를 조금씩 더 나은 아빠로,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끝이 없는 성장의 과정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씩 깨닫는다. 나는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아이들이 언젠가 어른이 되었을 때 나를 떠올리며 "우리 아빠는 참 멋진 사람이었어"라고 말해주길 바란다. 그 말을 듣기 위해 나는 오늘도 성장 중인 아빠로서 조금 더 노력하고 있다.

 40대의 아빠는 여전히 배워가고 있다. 그리고 그 배움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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