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조연출을 그만둘 때 팀장님께 쓴 편지

완벽한 퇴사의 필요 요소들

by BranU

라디오 조연출은 5월까지만 하고 그만두게 되었다. 그리고는 두 달 간 정신없이 지냈다. 다른 새로 시작한 일이 없었으나 6,7월에 평일 본업(?)에서 내가 기획한 프로모션이 많았어서 두 달간은 그것들을 해치우느라 정신없었다. 또, 지금 파이썬 수업도 듣고 있고 이직 준비도 하다 보니 역대급 바빴다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5월에 그만둔 것은 신의 한수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주말 근무였기에 ‘퇴사’란 말은 거창할 수 있다. 그러나 나에겐 사회생활을 시작하고의 첫 퇴사였기에 그 의미가 남달랐고 좋은 마무리를 원했다. (그리고 구정, 추석선물도 주고 근로자의 날 때 기프트카드까지 준 회사이니 더 애정이 있을 수밖에!)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깔끔한 퇴사였다. 서류전형 심사를 하여 다음 근무자를 구했고, 인수인계도 2주간 성실히 진행하였다. 그리고 그 친구가 아무 탈없이 조연출 업무를 잘 맡고 있어 퍽 다행인 상태다.


그리고 깔끔한 퇴사의 가장 중요 포인트인 마지막 인사도 내가 소중하다 생각한 사람들에게 다 했다. 물론 여행을 다녀와서도 한번 더 방문하려 했으나 어정쩡해서 못했다. 다음에 캐스터님과만 조우를 하면 좋을 듯하다.


오늘 기억을 더듬는 와중에 퇴사 전 팀장님께 썼던 편지를 다시 꺼내보았다. 그리고 다른 분들도 좋은 상사와의 헤어짐 시 어찌해야 할지 모를 땐 참고해보라고 편지를 올려놔본다.


처음이 중요한 것처럼 마지막도 정말 중요하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길 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000에서 주말 조연출로 일하고 있는 BranU입니다. 직접 뵙고 말씀드리는 것이 맞으나 주말에만 뵐 수 있는 상황이라 메일 남깁니다.

물론 전화나 메신저를 활용하는 방식도 있겠으나 그것은 000 동안 배운 후배로서 무례한 것 같기도 하고 가벼워 보일 수 있을 것 같아 메일로 남깁니다.

저의 어머니는 2년 전 000셨습니다. 퇴근 후 지친 표정으로 들어올 때가 많았지만 어머니는 가슴 뛰는 일을 한다 하셨습니다. (지금 와보니 생방송이었기에 그러셨을 거란 생각이 조금 듭니다) 그래서 저 또한 방송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방송업계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저에게 방송국은 참 거대한 콘텐츠 왕국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주말 AD 공고를 보았을 때 바로 뛰어들었습니다. 저 또한 그 왕국의 일원으로 함께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온 000에서 얻은 것은 사람, 업무 그 이상이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모든 분들이 좋았습니다. 한분도 안 좋은 분이 없었습니다. 밝은 기운, 챙겨주시려는 마음 그 모든 것이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방송국은 모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계셔서 그런지 오기만 하면 항상 힘이 났습니다.

그리고 주말마다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뉴스를 보다 보니 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조연출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의 저보다 훨씬 상식을 많이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거기다 글을 많이 읽게 되다 보니 글쓰기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공대 출신인 저에게는 정말 큰 배움터였습니다.

특히 팀장님께도 감사한 것 투성이입니다. 부족하기만 하여 사고를 내는 후배를 위해 후배 입장에서 알아듣기 쉬운 언어로 방송에 대해 잘 가르쳐주셔서 더 감사했습니다. (쉬시는 주말에 연락드릴 때마다 얼마나 죄송했는지 모릅니다.) 저 또한 어떤 자리에 올라가더라도 부드럽고도 정확한 리더십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많이 먼 것 같지만요!

작년 2월, 000에서의 인연을 시작으로 많이 성장했습니다. 늘 꿈이고 동경의 공간인 방송국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그동안은 정말 제가 살아 숨 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의 시간들을 통해 더 큰 꿈도 찾았습니다.
저는 올해 5월까지만 주말 조연출 업무를 하기로 결정 내렸습니다. 6월엔 000에 가고 싶어 티켓을 끊어버렸습니다. 저에게 리프래쉬가 필요한 시점이라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콘텐츠 쟁이인 저는 앞으로 000에서 배운 내용들을 가지고 또 다른 곳에서 콘텐츠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이후 정말 더 성장하여 000에 초대될 날도 오고 여기서 방송에 대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이 배웠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후배가 될 겁니다.

언제 함께 식사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감사했고, 또 감사했습니다 팀장님!

- 000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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