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그리기 9일차- 데'면'데'면'한 사이

정육면체와 나

by 바람코치 신은희

오늘은 정육면체 소묘를 해보았다. 이젤에 대고 그리면 좋다고 하지만 내겐 이젤이 없으니 아쉬운대로 독서대를 활용해봤다.


이번 섹션에선 본격 연필소묘에 들어가며 '나는 선을 얼마나 얇게 쓸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시작했다.


선이 더해질때마다 인간의 눈이 얼마나 사물을 왜곡되게 볼 수 있는지 느꼈다. 자꾸 일그러지는 선들이 영 마음에 걸렸다. 나란 사람은 자꾸 못한 부분에 더 신경을 쓴다. 날이 갈수록 더해지는 나의 그림 밀도에 더 신경써보면 좋을것을...


이번 섹션에서는 소실점도 염두에 두고 그렸다. 소실점(消失點, vanishing point) 이란 눈으로 보았을 때, 평행한 두 선이 멀리 가서 한 점에서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나의 선들은 곧게 평행하진 않았지만 마치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는 책제목을 봤을때의 깨달음같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어둠이 강할 수록 밝은 면이 부각된다. 음영의 차이를 위해서는 '연탄칠' 같은 수준으로 과감히 칠해야 된다고 선생님께서 말해주셨는데 나는 아직 어둠이 두려운가보다.

1월14일자 드로잉

그래도 다 그려놓고 나니 썩 마음에 들진 않아도 첫날 그렸던 그림에 비해선 나름의 차이가 보이는듯해 기분이 좋아졌다.

1월5일의 드로잉

무엇보다 서걱서걱 끝없는 선들을 촘촘하게 그려가며 깊이 집중하고 연필냄새를 마음껏 누렸기에 이 정도로 만족한다. 그린 선 갯수와 덧칠한 시간만큼 나와 정육면체의 사이는 가까워졌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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