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은 무서운 것이다. 양손으로 포개어 따뜻하게 감싼 진심을 어느 한 곳이라도 흠집 날까, 어떤 곳에도 보이지 않으려 애쓴다. 한 겹이 두 겹이 되고 두 겹이 무거워질 때, 점점 더 꺼낼 수 없게 된다. 한 걸음이 두 걸음이 되고 두 걸음이 벅차오를 때, 점점 더 잡을 수 없게 된다. 이젠 손댈 수도 없이 잠겨버린 진심은 정말로 두려운 것이 되어있었다. 이젠 말을 걸 수도 없이 숨어버린 진심을 더 꼭꼭 감춰야 했다.
진심을 보이는 건 해선 안될 짓이라고, 그건 정말 아픈 일이 될지도 모른다고, 슬픈 표정을 짓는다.
싫어한다 말하며 눈물을 훔친다. 성큼 다가온 네가 눈치채지 못하게 웃으며 멀어진다. 너무 가까워지면 의지하게 될 게 뻔하니, 다가오지 말라며 조용히 겁을 낸다. 어쩌다 보니 네가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 되어있는 일 따위, 또 어쩌다 보니 너를 놓아주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들키는 일 따위 애초에 꺾어버린다. 발목을 아프게 잡고 나를 끌어내린다. 단지 나를 지키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저항 없이 끌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