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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장동 May 05. 2020

[단편] 까칠 계장이 사람 다루는 법 - 8 (최종편)

 그로부터, 일 년이 약간 넘었을 즈음,

 허 지점장은 여전히 3년 전의 족쇄에서 풀려나지 못해 B도시 영업소장으로 지내고 있다. 이제 그도 마음 정리가 많이 되었고, 아무래도 그래서 그런지 B도시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영업소 일에도 재미가 붙었고, 직원들과도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어느 날, 입사 동기 모임이 본사 근처에서 열리기로 예정되었다. 그는 모임에 들른 후, 집에 들어가기 위해 영업소를 일찍 출발하여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대형 사고로 불의의 일격을 당해 임원 승진은 좌절되었으나, 그나마도 아직 영업소장을 하고 있는 것은 본사에 있는 동기들이 이런저런 노력을 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 허는 그런 친구들이 고맙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였다.

 한참을 이야기하던 차에, 총무실장을 맡고 있는 J에게서 그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는다.

 “참, 허 지점장. 예전에 자네를 한창 골탕 먹이던 그 친구 있지. 이름이 뭐더라.... 아! 권 대리.... 권 대리. 그 친구 정말 강적이더라고...

 글쎄, 터키 연락소가 그동안 많이 커져서 지사로 승격시키려고 본사에서 B차장을 지사 개설 준비 위원장으로 보냈는데, 그 친구가 얼마나 까칠하게 대했는지, B가 아주 묵사발이 되어 이제는 거의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군.

 또, B차장과 같이 발령받은 L과장은 도착한 지 한 달도 안돼서 그 대리님 수족이 되어 똘마니를 자처하고 다닌다지 뭐야. 참, 그 친구가 사람을 휘어잡는 재주 하나는 대단하긴 대단한가 봐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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