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그만두겠습니다 4부

차곡차곡 준비하는 이직

회사에 대한 불만은 쌓여가지만,

무장적 퇴사할 수는 없다.


내가 노는 시간만큼

우리 가족의 수입은 줄어든다.


수입이 없는 기간의 불안정성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이직할 곳을 마련해 놓고

퇴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직을 할 때는 여러 가지를 고민해야 했다.


1. 동종 업계로는 가지 않는다. 동종 업계로 이직하려고 하는 순간 비밀유지서약서 등이 내 발목을 잡고 늘어질 것이고, 의심 많은 오너는 내 향후 행적을 계속 추적할 것이다. 대응할 수는 있겠지만 귀찮은 일이다.


2. 내 급여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있는 곳으로 간다. 향후 급여 상승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3.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고 하더라도 1시간 이내 거리로 이동한다. 지금 속한 커뮤니티에서 이탈하지 않는다.


4. 오너 리스크를 피해야 한다. 사내 문화도 고려한다.


내가 이런 고민을 치열하게 하고 있을 때

다행히도, 전혀 다른 업계에 있는 회사에서

채용 공고를 올렸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준들을 거의 충족하는 회사였다.

여기라면 혹시, 이런 생각을 한다.


아내와 대화를 나눈다.

아내는 내 고민에 대해서 깊게 이해하고 있다.

하루 이틀 했던 고민도 아니었고,

내가 거의 매일 지쳐 있는 이유를 아내도 알아야 했다.

그래서 흔쾌히 동의해 준다.


이직에 수반되는 많은 문제들이

사실 심란하기는 하겠지만,

그 회사를 계속 다니라고

도저히 말할 수는 없었나 보다.


그래서 이력서 제출 버튼을 누른다.

미리 작성한 이력서가 있어서 그걸 옮겨 붙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는다.

3년 만에 다시 제출하는 나의 이력서.

간단한 행동이지만 그 뒤에는 많은 고민이 수반된다.


다음날 아침에도

전과 같은 모습으로 회사에 출근한다.

당연히 회사에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는다.

내 눈빛, 내 태도에서 변화를 감지할 것이 염려되어

평소보다 업무에 더 집중한다.

퇴사한다는 것이 확정된 것도 아니니깐.

여기가 아직 내게 급여를 주는 직장이니깐.


그리고 5일 후 서류 전형 합격 이메일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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