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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서 Dec 06. 2020

운명(運命) -3

삼재(三災)는 나쁜 의미가 절대 아니다

운명(運命)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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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運命)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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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배경

어머니는 불교신자입니다.  한국의 많은 신자들이 그렇듯이 나의 어머니도 부처님 말씀과 명리학 그리고 무속 등이 크로스 오버된 종교관을 갖고 계십니다.  그렇다 보니 어릴 적부터 삼재, 운명, 길흉 등에 대한 용어를 자주 들어왔고 내 사주를 풀어오신 날은 조심해야 하는 여러 가지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불교는 철학으로서 가치가 있고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어머니가 들고 오는 결과지를 부처님 말씀과 그 외의 것으로 분리해 보려고 하지만 번번이 "너는 뭐가 그리 복잡하냐? 그냥 조심하라면 조심하면 되지."라는 호통이 떨어집니다.  "대체 내가 왜 갑자기 그걸 조심해야 되는 건데, 그걸 피해 가는 방법은 알려줬어? 포춘 텔러는 그것도 알려줘야지!"라고 대항하지만 소용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계곡에 가면 물을 조심하고 캠프파이어를 할 때는 불을 멀리하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가끔 가까운 친구들에게 어머니와 종교전쟁에 대해 하소연하면 그들은 "난 우리 엄마가 용한 점집에 가서 내 운명을 보고 왔으면 좋겠네."라며 배부른 소리라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그 말에 이어서 내가 "무슨 악재가 있으니 조심하라고 할 때는 그 이유와 해결방법을 설명해 주고, 실패했을 경우와 무사히 잘 넘겼을 때 얻는 이익을 함께 알려줘야 책임감 있는 풀이 아니야?"라고 말하면 "그런 게 어딨어, 그런 건 없어."라고 답을 합니다.  주장을 할 때는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과학적이지 않고, 비과학적인 것이 당연한 그 너머 어딘가에 있는 얘기를 할 때는 사람들이 참 너그러워지나 봅니다.  아니 비싼 비용 지불하고 듣고 오는 말이 "조심하시오, 큰일 나오."라면 본전 생각을 해야 되는 게 맞지 않나요?  중요한 것은 빠지고 내 과거와 성격 일부를 맞추었다고 용하다는 건 좀 이해하기 힘듭니다.  솔직히 말하면 통계나 영적 세계를 백 프로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것을 설명하는 인간이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삼재(三災)

최근에 종교 자체에 대한 강한 거부감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믿는 방식 때문에 어머니와 갈등을 겪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유튜브 타임라인에 <나쁜 사주는 없다.>라는 제목의 썸네일이 떴습니다.  어떤 알고리즘으로 보게 됐는지 알 수 없지만 내용은 삼재(三災)를 완전히 다르게 해석하는 영상이었습니다.  바로 내가 찾고 원했던 설명입니다.  먼저 삼재가 정확히 무엇인지 찾아보았습니다.


인간에게 9년 주기로 돌아온다는 3가지 재난 ① 도병재(刀兵災 ) : 연장이나 무기로 입는 재난, ② 역려재(疫癘災):전염병에 걸리는 재난, ③ 기근재(飢饉災):굶주리는 재난이 있다. 또 대삼재(大三災)라 하여 ① 불의 재난(火災), ② 바람의 재난(風災), ③ 물의 재난(水災)을 말하기도 한다. 
 9년 주기로 들어온 삼재는 3년 동안 머무르게 되는데 그 첫해가 들삼재, 둘째 해가 묵삼재(또는 눌삼재), 셋째 해가 날삼재가 되어 그 재난의 정도가 점점 희박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첫 번째 해인 들삼재를 매우 겁내고 조심하는 풍습이 있다.

나이와 삼재 : 사·유·축(巳·酉·丑)생은 삼재가 해(亥)년에 들어와 축(丑)년에 나가고 신·자·진(申·子·辰)생은 인(寅)년에 들어와 진(辰)년에 나가고 해·묘·미(亥·卯·未)생은 사(巳)년에 들어와 미(未)년에 나가며 인·오·술(寅·午·戌)생은 신(申)년에 들어와서 술(戌)년에 나간다.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세상에 나쁜 사주는 없습니다.  삼재라는 것은 꼭 나쁘게 해석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의 운명은 12년 주기로 변합니다.  쥐띠에서 돼지띠까지 12년을 한 기로 볼 때 1기 동안의 <흐름 혹은 운>이 그다음 기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를 3년 즉, 우리가 말하는 삼재에 합니다.  그러니까 삼재는 악수(惡手)가 존재하는 나쁜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12년을 준비하기 위한 기간입니다.


그러니까 현재 <흐름 혹은 운>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삼재인 3년을 잘 운용하면 기운이 바뀌어 다음 12년 동안 좋은 일이 가득하고 그 반대의 경우는 오히려 나빠지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삼재가 왔다고 하면 "아, 다음 12년을 준비하기 위한 기회가 주어졌구나."라는 생각으로 조심하고, 준비하고, 계획하면서 지내다 보면 누구라도 새로운 날들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겁니다.  날씨에서 보듯이 기압이 변하면 충돌이 있고 비가 오면 다시 날이 밝아지는 이치일 것입니다.  정말 멋진 해석이 아닌가요?  




희망

신기하게도 영상을 본 이후로 삼재라는 말이 싫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음 12년을 잘 살 수 있도록 준비하는 기회가 온 것에 감사하죠.  게다가 현재 삼재를 지내고 있음에도 좋은 일들이 연속으로 생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인식의 변화를 이끌고, 한 단계 높은 인사이트를 갖게 하는 멋진 순간입니다.  나에게 2021년은 나가는 삼재입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물론 어머니한테 들었을 테지만 내게 닥친 문제들이 물리적으로 해결하면 될 뿐 고난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좀 다릅니다.  마치 긍정 인형이 된 것처럼 남은 기간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나에게 오는 12년은 지금보다 더 좋은 날들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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