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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Sep 28. 2024

104. 피로사회에 지친 우리들

'피로사회'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빠른 변화와 성과 중심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를 쓰고 살다 보니 어느새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린 사람들. 수많은 자기 계발과 성공을 부르짖던 사회.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보이지 않는 성공의 길. 사람들은 그렇게 점점 지쳐갔다.


2018년 '소확행'이 등장했다. 자기 계발에 지친 이들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외쳤고 MZ세대들이 이에 열광했다. 인스타 감성이 충만한 장소를 찾아다니며 몇 시간 기다리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았다. 괜찮은 인증숏 한 장으로 '소확행'을 이루었다고 스스로 만족해했다.


그런데 이제 이런 인증행위조차 버겁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삶이 힘들어졌고 '타인에게 보여주는 삶'에 피로해졌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타인이 아닌 나 스스로 인정하고 특별하지 않아도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사회는 늘 타인과 함께 잘 살아가는 것을 강조했고 그렇다 보니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에 민감해졌다. 억지로 나를 꾸미고 '나 이렇게 잘 살고 있어요'라는 것을 알려야 사회의 구성원에서 도태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나는 누구인가?' 정체성마저 흔들릴 정도로 타인을 의식하며 살아야 했다.


이젠 그런 것들이 우리를 너무 피곤하게 한다. 늘 함께하는 스마트폰도 수없이 울리는 알림 소리로 나를 괴롭힌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이들이 늘었다. 잠시 내려놓으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피곤하게 살았다. '피로사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화했고 우리도 모르게 중독되어 왔다.


잠시 내려놓는 연습이 필요할 듯하다.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해야 다시 '소확행'이든 뭐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폰을 내려놓고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지친 나를 위로해 주고 세상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해야 한다. 그것이 '피로사회'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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