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많이 힘들어 보이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 친구는 자신이 너무 나약한 건 아닐지 걱정하고 있었다. 강하지 못해서 이렇게 흔들리는 것 같다고, 스스로를 탓하고 있었다. 마음의 부침을 겪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다. 아픔의 원인을 상황이 아니라 ‘나의 약함’에서 찾는다. 특히 남자들은 “남자아이가”라는 말로 스스로를 더 몰아붙인다.
하지만 이것은 큰 착각이다. 인간은 원래 나약하다. 그래서 혼자 살아가지 않고, 함께 어울리며 힘을 나눈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마음은 유리와 같아서 한 번 금이 가기 시작하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에 휴식과 충전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이 마음의 실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무시해 버린다.
대신 의지로 버텨보려 한다. 여기에 함정이 있다. 마음은 의지로 ‘이겨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애초에 ‘이긴다’는 말에는 싸움이 전제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마음과 싸우는 존재가 아니다. 그럼에도 억지로 이기려 하다 보니, 뜻대로 되지 않는 자신을 보며 또다시 약하다고 오해한다.
그래서 필요한 태도는 다르다. 내 마음을 이기려 하지 말고, 그냥 들어주는 것이다.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필요하다면 도움을 청하는 것. 우리 마음속에는 감당할 수 있는 어려움의 그릇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 힘든 이유는 내가 약해서가 아니라, 그 그릇이 가득 찼기 때문이다. 비워내거나, 시간을 두고 크기를 키우면 된다. 이를 부정한 채 억지로 버티면 결국 그릇은 깨지고, 회복은 더 어려워진다.
약해도 괜찮다. 그것은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약함을 인정할 때 우리는 더 단단해진다. 인정해야 바로 볼 수 있고, 바로 봐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니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자. 힘들면 도움을 요청하자. 당연한 일을 부끄러워할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