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 스스로 만든 틀에 갇힌 이들

by 오박사

'하위직'이라는 표현이 있다. 조직 내에서 직책을 구분하려고 만든 용어인데 별것 아닌 거 같지만 참 무서운 용어다. 자신을 '하위직'으로 인지하기 시작하면 그 범주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가장 큰 문제는 의식이다. '하위직'이라는 단어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자신이 일하는 것보다 더 대우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위에 군림하는 이들에 대한 분노를 키워간다.


이들은 조직 내 모든 상사를 적으로 규정한다. 함께 성장해야 함에도 그들이 자신을 부품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자동적으로 반발이 생겨나고 자신과 비슷한 이들과 뭉치려 한다. 동지가 생기면 그들의 사고는 더 편협해진다.


이들은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한다. 자신이 곧 정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과 동조하지 않는 이들은 모두 적이다. 자신들을 불의에 맞서는 투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이 많아질수록 투쟁의지는 더 끓어오른다.


조직의 변화는 모두 자신들이 투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더욱 전쟁놀이에 매진한다. 결국 그 피해는 옆에 있는 직원들의 몫으로 돌아감에도 그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자신을 '하위직'이라는 틀에 가두지 않는다. 조직의 일원으로 자부심을 갖고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한다.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한탄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찾아낸다. 그리면서 발전해 나간다.


조직의 부품이 되느냐 아니냐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누군가 뭘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스스로 '하위직'의 길을 걷는다는 것을 우린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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