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따로 앉기

by 오박사

중학교 1학년인 딸아이와 둘이서 영화를 보기로 하고 어플로 영화를 예매하려고 할 때 딸아이가 좌석을 같이

앉는 거 말고 앞 뒤로 앉게 끊어주면 안 되냐고 말했다. 나는 왜 그러냐고 물었고, 딸아이는 혼자 영화 보는 느낌을 가져보고 싶다고 답했다. 나는 같이 영화를 보러 가는데 둘이 따로 앉는 것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안된다고 말했고, 딸아이는 실망하는 기색이었다.


그러다 남은 좌석을 보니 굳이 어플로 예매하지 않고 현장에서 표를 구매해도 될 것 같아 다음 날 바로 극장으로 향했다. 극장으로 가기 전 갑자기 딸아이가 말한 좌석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앞 뒤로 끊어도 문제 될 것이 아무것도 없었고, 오히려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극장에 가면서 딸아이에게 좌석을 앞뒤로 끊겠다고 말했더니 딸아이가 좋아했다. 그리곤 각자 앞뒤에 앉아 영화를 재미있게 감상했다.


이번 일로 어른들의 고정관념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 우리는 기존에 해왔던 대로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아이들이 무언가 다른 것을 하려고 하면 그것이 마치 잘못된 일인 듯 먼저 생각을 하게 될까? 그렇게 해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는 일들인데도 마치 어른의 권위에 도전하거나 그러한 것들이 아이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들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들 말이다.


그렇게 별거 아닌 따로 앉기를 해보고 나니 앞으로도 아이들이 하는 말에 좀 더 별 것 아닌 것처럼 대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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