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존경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

by 오박사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누군가가 딱히 떠오르지 않을 때면 가장 쉬운 답이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등의 위인들이다. 여태까지 늘 그렇게 답해왔다. 하지만,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말문이 막혔다. ‘그분들을 존경하는 이유가 뭘까?’, ‘세종대왕은 한글을 만들었으니까’, ‘이순신 장군은 백전백승의 장군이니까’ 그게 다였다. 그렇게 여태 존경하는 사람 하나 없이 설령 있더라도 이유도 모른 채 살아왔다. 그러다 최근 ‘세종의 원칙’이란 책을 읽고 세종대왕이라는 한 사람에 대해 푹 빠져 버렸다. 한글을 만드신 것도 대단한 일은 맞지만 그분이 그 시대에 행한 일들과 그분의 인간적인 자질은 대단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거 같다. 책을 읽는 동안 세종대왕은 신이 내린 사람이 아닌 지하는 의문까지 들었다.

내가 세종대왕에게 반한 이유를 몇 가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세종대왕은 조선시대의 왕으로서 21세기의 리더들도 쉬이 할 수 없는 일들을 행했다. 조선시대는 사대의 예와 신분제도로 인해 양반과 천민의 구분이 명확하던 때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일 것이다.

첫째 세종대왕은 인재 등용에 있어서 능력이 있는 자는 신분을 가리지 않고 등용하고 벼슬까지 내렸으며 그들의 능력을 최고 한도 차까지 끌어낼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해줬다. 당시 노비는 물건으로 취급되는 존재였으므로 벼슬까지 내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반대를 무릅쓰고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

둘째 세종대왕은 반대하는 신하들의 의견을 듣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이라도 경청하고 그에 논리로서 반박해 상대를 납득시키려 했다. 오히려 지속적으로 반대하는 이를 더 가까이하는 등 자신이 왕이지만 잘못된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계했다. 왕에게 큰 소리를 치며 반박하더라도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을 납득할 수 있는 논리를 내세워 그들을 굴복시키고 그들이 오히려 존경으로 세종을 모실 수 있도록 만들었다.

셋째 세종대왕은 모든 것은 다 양보했지만 백성에 대한 일만큼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백성이 나라의 근간인 것을 알았고 그 들을 위한 정책에서는 물러섬이 없었다.

위의 세 가지는 몇몇의 어진 왕들이라면 해 왔을 수도 있는 정책이겠지만 남은 이야기는 실로 그 시대 사람으로서 과연 가질 수 있는 생각인지 놀라울 정도였다.

넷째 궁궐에 불이 나서 많은 피해를 본 적이 있는데 세종대왕은 그 당시에 다시 재난을 방지하기 위해 소방시설을 정비하고 지금의 소방방재청과 같은 기구를 만들어 화재에 대비하게 했다.

다섯째 세종대왕은 출산휴가 제도를 도입하여 노비라도 출산을 하게 되면 100일의 휴가를 주고 출산 한 달 전부터 일을 쉴 수 있도록 해주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 시대에 출산휴가라니? 얼마나 파격적인 생각이란 말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글을 창제한 부분이다. 이 부분은 대부분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알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을 읽으며 세종이라는 왕 뒤에 왜 대왕이라는 단어가 붙게 되었는지를 알 것 같았다. 아니 대왕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종이라는 한 인물에 대해 존경심이 절로 생기면서 그의 생애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 인간으로서 그를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존경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이 이런 기분인지 몰랐다. 존경하는 분의 또 다른 의미를 알게 될 것도 같은 것이 그분의 가르침이 계속 내 머리와 가슴에 남아있는 것 같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그분이 해왔던 것을 내 삶에 적용시켜 나가려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욕심을 비우고자 하는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