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말하는 것들

by 오박사

밤은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다. 한때는 온전한 나의 시간이 두려웠던 적도 있다. 불안함과 외로움에 밤이 찾아오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시간이 좋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색에 잠길 수 있다. 그렇지만 밤은 짧다. 잠에 취약한 나는 밤을 오래 즐길 수 없다. 밤을 즐기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밤에 투자한 내 시간이 낮을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눈을 뜨면 그날 일어날 일들을 미리 다 알고 있다. 똑같은 일상, 똑같은 사람, 똑같은 길거리. 하루를 즐기고 싶은데 하루를 그저 때우기만 한다. 밤은 그런 나에게 기회를 준다. 조금 더 특별하고 재밌는 하루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밤을 잘 활용하면 아침부터 기분이 상쾌하다.

밤이 말한다. 내가 늘 다니던 길을 천천히 둘러보라고.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을 실제 해보라고. 똑같이 느껴지지만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은 없다고. 그렇게 오늘도 나는 밤을 온전한 나의 시간으로 채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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