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안 되는 일
But 돈보다 소중한 '사람'을 얻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삶. 요즘 트렌드다. 취미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좋아하는 일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도 요즘 대세다. 그런데 그 뒤에 꼭 뒤따라오는 전제가 있다. 바로 '수익화'다.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라고 한다.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지식을 팔든 물건을 팔든 무언가를 팔라고 한다. 커뮤니티를 만드는 목적 또한 모두 돈벌이다. 무엇을 하든 성과가 있어야 하는 것이 사회 공식인 듯하다. 그 공식을 따르지 않고, 순수하게 좋아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들은 암묵적 루저가 되곤 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일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다. 독서와 글쓰기는 도구일 뿐이다. 우리들 각자의 그릇을 키워주는 도구.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고 싶어서 하는 일, 그 일을 하면 즐거운 일,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일, 나를 살아가게 해주는 일들이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우리들 자신과 마주한다. 내가 몰랐던 나를 만나기도 하고, 내가 되고 싶은 나를 찾기도 하고,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만나기도 한다. 나를 알기 전과 후, 우리 각자의 삶은 많이도 달라졌다. 생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나를 몰라 답답함에 어쩔 줄 몰라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에 나를 내맡기곤 흘러가는 대로 방치했던 시절이. 외롭고 답답하고, 우울함에 몸서리치던 날들이 있었다. 하지만 함께 마음을 나눌 친구들을 만나고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했다. 내 마음을 알아주고 뜻을 함께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활동들 속에서 쑥쑥 성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타인의 눈치를 보며 착한 아이로 살아만 가던 사람들이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나를 먼저 생각해주기 시작했다. 개인의 변화는 가정의 변화로 이어졌다. 엄마의 성장으로 가족들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남편도 아이들도 함께 변해갔다.
이 모든 것들이 성과였다. 삶에 불만족 투성이던 사람들이 내가 살아가는 지금, 오늘을 소중하게 여기게 된 것. 주어진 삶을 순순히 받아들이기보단, 내가 원하는 삶으로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 것. 우리 각자 스스로 자신이 성장했다는 것을 뼛속까지 느끼면서도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꼈다.
"너무 좋아요. 그런데 돈이 안 되는 일이라서...."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언제부터인지 이런 말을 하는 횟수가 잦아졌다. 아마 누구랄 것 없이 성장하려 들인 시간과 노력이 길어지는 만큼 보여줄 수 있는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느꼈던 것 같다.
과연 그건 타인의 시선이었을까? 아마 우리 스스로 가진 또 하나의 내가 만든 프레임일지도 모른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에 맞춰 살 필요는 없다. '좋아하는 일이 꼭 돈이 되어야만 하는 걸까?' 여기에 대한 질문이 먼저다.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말이다.
이미 우리는 돈을 벌고 있다. 좋아하는 일이 아닌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나를 변화시켜 긍정 에너지를 만들어해야 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해 준다. 좋아하는 일을 돈과 연결시키는 순간, 순수함을 잃고 해야 하는 일이 되고 만다. 해야 하는 일은 나를 살게 해 줄지 모르지만, 좋아하는 일을 나를 살리는 일일 수도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나의 많은 시간과 노력들 중 대부분은 커뮤니티에 쏟아붓는다. 돈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얻고 있다. 바로 '사람'이다. 비지니스 관계가 아닌, '꿈친구'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았기에 돈이 되지 않아도 오래도록 함께해올 수 있다고 자부한다.
돈은 따라온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열정을 따라오고, 든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큰 사람을 따라온다. 그러니 지금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고, 내가 좋아하는 그 일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살아야 돈도 벌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