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흐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는 사람.
커뮤니티를 운영한 지 4년이 되었다. 시간으로 따지면 1,000일의 시간을 훌쩍 넘긴 셈이다. 긴 시간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왔지만, 처음이나 지금이나 나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나와 같이 계속 자리를 지켜주는 사람도 있지만, 그사이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또 나갔다. 어떤 이는 같이 활동을 하지 않아도 따로 만나며 연락을 하는 좋은 관계로 남았고, 또 어떤 이는 괜히 안부를 묻는 것조차 어색한 사이가 되기도 했다.
지금 현재 카페 인원수는 250명 정도지만, 처음이나 지금이나 열심히 활동을 하는 인원은 20명 내외다. 신기하게도 항상 딱 그만큼의 인원들로 계속 유지가 되어왔다. 인원이 많은 것보다, 숫자가 적어도 내실 있게 키워나가고 싶었다. 그런 마음에 딱 맞게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고 적당했다.
리더로서, 카페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과 책임감이 강했던 나는 처음에는 함께 잘 지내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연락도 없이 모임에 나오지 않는 것이 서운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죄책감도 들었다. 그다음엔 떠난 사람들을 어떻게 다시 불러올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다 왜 나는 떠나지 못하고 한자리만 지키고 있는지 자책하기도 했다. 내가 없이도, 우리 커뮤니티가 없이도 잘 나가는? 듯한 그녀들의 SNS를 볼 때는 그런 마음이 한층 더했다. SNS 글을 다 읽고도 좋아요를 누르지 않는 혼자만의 소심한 복수를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늘 그 자리를 지켰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카페를 만든 사람이 다름 아닌 나였으니까. 사람들을 모아놓고 싶어 했던 것도, 함께 성장하고 싶어 했던 것도, 오래도록 함께 가고 싶었던 것도 모두 나였다. 내가 카페를 만든 목적이 있었듯이, 카페에 가입했던 사람들도 모두 각자만의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 목적이 충족되었거나, 기대했던 바가 아니었다면 더 이상 활동을 하지 않을 권리가 그들에겐 있었다. 그러다 또 필요할 때 카페를 찾을 권리까지도.
애초에 내가 원했던 것도 그런 것이었다. 카페 가입을 유도하거나 멤버십 제도 같은 건 없다.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선택으로 '함께'했으면 했다. 많은 사람보다 마음이 맞는 소수들이 똘똘 뭉치는 공간이 되었으면 했다. 그렇기에 오고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뿐이었다. 사람은 그렇게 흐른다.
흐르지 않고 가둬두려 했다면, 지금까지 카페가 유지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사람을 좋아하고 아끼지만 욕심내지 않으려 부단히 애썼다. 대신 리더인 내가 중심은 잡아야 했다. 어디로 흘러갈지 방향만 바꾸지 않는다고, 가고자 하는 방향대로 흐르고 흐르다 보면 서로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라 결국 다시 만나게 되었다. 멋지게 성장해서 자신의 꿈을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나에게 한결같이 이렇게 말해주었다.
"시온님 고마워요, 모두 성소사 덕분이에요."
그제야 나는 알아차렸다. 욕심내지 않기를 잘했다고. 함께의 곁을 떠나 혼자서 성장한 사람도 대단하지만, 같은 자리를 처음처럼 지켜내고 있는 나도 대단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