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9/토/비
고객의 이름을 외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심지어 방금 리스트에서 확인한 ‘윤호’라는 이름의 고객과 통화하면서 ‘현호’ 고객님 이라고도 했다. 몇 무리의 고객들이 들고 난 잠시의 정적을 깨고 출입문이 ‘딸랑’ 했다. 한눈에 알아봤다. 반가웠다. 사실 며칠 전 전화를 걸었다. 궁금했다. 한 달쯤 전이었나? 처음 라운지를 찾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녀는 살짝 벽이 느껴졌다. 의외의 순간에 벽은 허물어진다. 제품의 체험하던 그녀는 브랜드의 위상에 대해 물었고, 난 일본 제품과 비교하며 이렇게 말을 맺었다. ‘일본을 따라잡았습니다.’ ‘네? 일본을 때려잡았다고요?’ … ‘물론 때려잡고 싶었죠. 하지만 그냥 따라잡기만 했어요’ 여기서 빵 터졌고, 경계심은 풀어졌다. 그 후론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의도치 않게 그녀의 연애사까지 듣게 되었다. 결혼까지 생각한 남자와 어제 헤어질 결심을 했다고. 어! 어…
‘체험 잘했습니다. 그런데 꼭 여기서 계약 안 해도 되는 거잖아요?’
‘물론이죠. 계약은 고객님 마음이죠.’
‘그런데, 저 지금 계약할래요’
그렇게 그녀는 고객이 되었고, 계약이 마무리될 때쯤 ‘결혼은 꼭 해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할 말이 많았다. 다음에 꼭 다시 차 마시러 오시라고 했다.
그 후로 문득문득 궁금했다. 정말 헤어졌을까? 오랜만에 여러 고객들과 통화할 일이 생겼다. 사무적인 대화에 살짝 지칠 때쯤 그녀의 안부를 물었다.
노란 빵 상자를 들고 찾아온 두 번째 만난 고객과 친구처럼 얘기를 나눴다.
헤어졌다고 했다. 이유가 나이 답지 않게 어른스러웠다. 아닌가? 그래 그런 생각을 할 나이다.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감동받았다. 진주 같은 고객이다.
퇴근길에 교회 순모임에 참여했다. 자퇴한 학생을 불러주는 반 친구들처럼 고마우신 분들이다. 자퇴가 아니라 휴학이라고 했다.
고객이 주신 빵을 나눠 먹으며 고객과의 인연을 나눴다. 주일 전 날. 주일 같은 하루를 보낸다.
모태신앙인 고객이 내 예배당에 방문해 주었고, 살아온 일들과 살아갈 일들에 대한 간증이 오갔고, 순모임으로 마무리되었다.
꼰대의 말에 귀 기울여준 그녀에게 감사한다. 늘 기도와 격려로 멀리서 바라봐 주는 순식구들께 감사한다. 오병(五餠)으로 순모임이 맛있어졌다.
고객과의 인연이 순 가족들과의 신앙적 교류가 쭈욱 이어지길. 매일이 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