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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Nov 08. 2024

구름에 스며든 달빛




구름 가장자리에 스며든 달빛이  

투명한 물감이 베인 수채화처럼

수줍게 번져나간다

기다림이 서글퍼, 눈물을 잔뜩 머금은 탓일까

그 서사가 길다 하여 싫증을 내진 않았을 텐데-

영겁의 시간거쳐 그인 것을.

아마도 오시지 않는 이의 발걸음을

새 알리고 있지 않았나 싶다

그 발자욱을 조곤히 밟고 서서

뒷모습을 아파하지 않았나 싶다

훑고 또 훑어 낡아버린 세월만큼의

영원을 꿈꾸는 이지만,

언제든 돌아가겠노라 약조한 이의

서툰 마음이 아려오는

구름을 적신 달빛이

축축이 번져나가는 이유일 테다

아직도 돌아서는 발자욱을

품어내고 있기 때문 일테다

영원하지 않았것들을 

차마 놓아주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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