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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Mar 10. 2019

地藏梅落由春雨

地藏梅落由春雨(지장매락유춘우) 지장매, 봄비 탓에 떨어지다.


微薄春雨漫 (미박춘우만) 가늘고 여린 봄비 흩어지니,

靈花落樹下 (영화낙수하) 신령스런 꽃, 나무아래로 떨어지네.

默懷成獨座*(묵회성독좌) 말없이 홀로 앉아있으니,

數滴劃虛廓 (수적획허곽) 여러 물방울 허공을 가르는구나.


2019년 3월 10일. 비 내리는 통도사에 가다. 이미 지장전 앞 홍매는 지고 있었다. 늦게 핀 가지에 핀 꽃이 봄 비에 하염없이 젖는다. 봄날이 너무 일찍 따뜻하여 생긴 일이니 내가 탓할 바 아니다. 빗방울 가득한 꽃잎과 허공을 가르는 빗줄기를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 김집의 시 次尋燕巖亭(차심연암정) 중 한 구절을 용사 하다. 金集(1574∼1656)은 조선 중기의 학자로서 유명한 김장생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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