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드는 거야 - 네잎클로버의 추억
성수동에 갔다가 길가의 매대에서 낯익은 걸 발견했어요
코딩지를 입힌 초록의 네잎클로버
어릴 때 학교 운동장 잔디를
몇날 며칠 뒤져도 나오지 않았던 그 네잎클로버가
매대 한면을 가득 채우고 있던 걸요.
옛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조카들에게 행운을 선물해주었어요.
아이들도 무척이나 기뻐했고요.
네잎클로버의 추억
이렇게 쉽게 구할 수 있는 네잎클로버가
예전엔 왜 그렇게 찾기 힘들었을까요?
특히 마음 먹고 달려들면
왜 당췌 눈에 띄질 않는건지.
그렇게 어렵게 찾아낸 네잎클로버를
책 사이에 고이고이 끼워 두었다가
잘 마르기를 기다려 코딩까지 해서
소중한 친구에게 선물했던 기억.
부디 그 친구에게 세상의 모든 행운이 가길
바랐던 순수했던 시절의 추억
저만 있는 기억인가요?
며칠 후의 일이었어요.
은콩이가 엄마에게 네잎클로버를 내밀지 뭐예요.
풀숲에서 따온 게 아니라 종이로 정성껏 접은 네잎클로버였죠.
엄마, 내가 행운을 만들어왔어
네잎클로버가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얘기를
용케도 귀담아 들었던 거예요.
네잎클로버를 손에 든 엄마는 빙그레 웃었지만
뒷면을 보고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졌어요.
엄마는 앉은 자리에서 한참이나 어깨를 들썩였어요.
내색하지 않는다고 애썼는데
들켜버린 것도 속상하고
걱정시킨 것도 속상하고
무엇보다 단단한 은콩이의 마음이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던 거죠.
행운은 우연히 풀밭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사랑과 마음에서 만들어지는 건 아닐까요
은콩이가 ‘찾은’ 게 아니라 ‘만들어’서 건넨 네잎클로버처럼요.
그 마음이야말로 우리가 잃어버려서는 안될
세상에서 가장 확실하고 소중한 행운이 아닌지.
지금부터는 풀밭을 뒤져 우연을 가장한 행운을 찾기보다 네잎클로버를 직접 만들어 건네 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