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is 두부.
좋은 두부는 아무렇게나, 아무 콩으로나 만들어지는 법이 없다. 좋은 콩들을 엄선하여 물속에 오랜 시간 불려야 한다. 겨울에는 12시간, 여름에는 8시간 이상 불려야 한다. 더불어 잘 불린 콩을 믹서나 맷돌에 갈아야 한다. 콩은 스스로 혼자 갈리지 않는다. 콩 불린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갈아주어야 한다.
콩이 다 갈아지면 눌지 않도록 계속 저어가며 끓여주어야 한다. 천에 받쳐 콩물을 걸러낸 뒤 비지와 콩물을 구별해놓고 간수를 넣고 저어주면서 서서히 응고가 된다. 물컹한 것은 순두부로 상에 오르지만 진정한 두부로 되기 위해선 그 순두부를 또 천으로 덮어 무거운 돌 등을 올려놓고 물기를 쭉 빼주어야 한다. 완성된 두부의 평균 유통기한은 2일 정도 되기 때문에 오래 보관하려면 물에 담가 두는 게 좋다. 물에 소금을 뿌려놓으면 신선한 맛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가 있다.
두부는 시중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게다가 생으로도 먹고 찌개로도 먹고, 국의 재료로도 이용되면서 두부전, 튀김, 샐러드 등 다양한 조리방법까지 갖춰진 만능 엔터테이너이다. 그래서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는 멋진 별명을 가지고 있을까? 만드는 정성만큼이나 영양도 특별하다. 고단백 식품으로 몸매 가꾸기에도 적합하고 동맥경화도 예방한다. 더불어 위 기능이 떨어진 것을 보충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참으로 쉽지 않다. 콩이 두부가 된다는 것은.
우리 같은 콩들도 누구나에게 사랑받는 단단한 두부가 될 수 있으려나.
우리의 삶도 콩이 두부가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만만치 않는 삶의 과정이 나를 때때로 짓궂게 만든다. 하지만 청춘은 아직 콩에 불과하다. 단단하고 멋진 두부가 되기 위해 아직까지 참아야 할 일 들이 많다. 제 아무리 인격이 없는 콩도 가마솥에 끓여질 때, 맷돌에 갈릴 땐 뜨겁고 아프지 않았을까?
그대들도 잘 알다시피 콩이 두부가 되는 과정은 귀찮고도 까다롭다. 콩이 두부가 되는 과정뿐만 아니라 모든 멋진 물건들이 나오는 과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쉽게 나오지 않는다. 떡도 쌀 없이는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한 과정을 무시한 두부는 결코 두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대가 꿈꾸는 삶이 두부라고 가정했을 때 그대는 얼마나 많은 인고의 과정을 거쳐왔는가? 혹시 인고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 두부가 되고 싶다고 외치기만 하지 않았는가? 누군가가 이루어놓은 무언가만 보고 맹목적으로 부러워하는 것은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인고의 과정이 무조건 고통스러울 필요는 없다. 모든 말이 적토마가 아니다. 옆에 말이 빨리 달린다고 그대가 빨리 달릴 필요는 없다. 그대는 그대만의 길을 그대가 편한대로 가기만 하면 된다.
낮잠 자는 것도, 잠깐 쉬는 것도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모든 말이 적토마는 아니다.
갈수록 먹고 살기가 힘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보단 과정이 더 중요하다. 위에서 인고의 과정이 모두 고통스러울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다시 말해 '내 기준에서' 그것이 충분히 인고라고 생각하면 그것또한 인고의 과정이다. 즉 어떤 인고의 과정이 그것이 꼭 대단한 스펙이나 경험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대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에도 당신의 목표로 향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물며 휴식을 취하는 것도, 게임을 하며 쉬는 것도 그렇다. 불필요한 것은 없다. 힘을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