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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Aug 31. 2015

[성장통의 시작]

성장통 #part0


"엄마~ TV에서 누가 그랬는데 애들은 5살까지 평생 할 효도를 다한대~ 그러니까 나한테 더 이상 기대하지 마세요~"
3년 전쯤 장난스러운 말투로 내게 일침을 가했던 딸아이가 14살이 되면서
나는 세상이 내게 왜 이런 시련을 주는걸까 

원망하기 시작

 녀석만 있으면

세상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았던 나에게
사춘기가 온 딸아이의

눈빛과 말투와 전에 없던 행동들은
내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것이


마음의 각오도 했었고

많은 정보와 주변의 사례들로

 또래의 아이들이 어떻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한시도 엄마품을 떠나지 않던 녀석이

어느 날 갑자기
이제 혼자자겠노라고

당연한 듯 방문을 걸어 잠그던 그 순간
뭐라 말할 수 없는 상실감과 배신감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


이후 계속되는 의견 충돌과

하루 건너 찾아오는 우울함이

마치 나마저 사춘기 아이로 만들어 버린 한 극도의 스트레 

하루하 눈물로 지새

어떻게 해야 할 판단 선택 쉽지 않았고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행동들로 서로 상처를 히면
밤마다 부족한 엄마로서의 후회가 밀려와 불면증까지 얻게 

하지만 그동안 너무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웠던 딸이었음을
존재 자체에 감사했던 선물 같은 아이였음을
잠시 잊고 살았던 건 아닐까
내가 이 녀석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기대했기 때문에
녀석도 힘들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녀석이 몇 년 전 했던 말이 떠올
아이는 5살까지 평생 할 효도를 다한다는...

십 년이 넘도록 행복을 준 이 녀석은
 그 이상의 것을 내게 해 준 것인데
나는 그것에 감사할 줄은 모르고 욕심을 부렸나 보다

부모로서 자식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마음을 비운다는 
그냥 부모가 아니라

진정으로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얼마나 큰 인내심이 필요한 일인지 알게 되었다 
 해를 꽉 채워 깨닫고 또 실수하고 또 다시 노력하고 그렇게 울고 웃으면서 살아

앞으로 더 많은 시련과 고통이 기다리고 있을  알지만
2015년에는 그래도 조금은 더 성숙한 모습의 엄마이기를 간절히 래본다


세상에 완벽한 엄마는
엄마도 인간이기에 실수도 하고 상처도 는다
하지만 적어도 내 아이 앞에서는 강하고 든든하고 부끄럽지 않은 엄마이고


부족함을 조금이라도 채워가며
아이와 함께 이 성장통을 진하게 앓으며
그 속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도한다

그렇게 한 뼘씩 자라나고
아픈 상처가 아물 때쯤
그때쯤엔 나도 꽤 좋은 엄마였다고 스스로를 칭찬하고
딸아이를 다시 품에 안고 사랑한다 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또 살아야겠다

더불어 오래전 나와 함께 성장통을 겪었을 어머니께
깊은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 kossam, 사진: 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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