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제주 마(馬) 축제

by 배태훈

옛말에 “사람이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이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라”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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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말’(마, 馬) 하면, 생각하는 것이 바로 제주도다. 제주도를 다니다 보면, 육지에서 보지 못했던 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목장에 방목하는 말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관광지마다 말타기 체험장이 있어서 말을 타보거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들이 많다. 육지에도 말을 키우거나 말타기 체험장, 승마를 배우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접하기 쉽지 않다.


우리 가족도 10여 년 전에 두 아이가 아주 어릴 때 말타기 체험을 할 때 처음 말을 봤다. 제주도에 이주한 후에는 학교와 연결된 방과 후 교실에 ‘승마’가 있어서 큰아이가 토요일마다 승마를 배우기 위해서 목장을 찾았다. 승마를 배우기에 작은아이는 아직 키가 작아서 기다려야 했다. 그렇게 시작한 승마는 이후 집 근처 승마장에서 두 아이 모두 체계적으로 배우는 기회가 생겼고, 평보, 속보, 구보까지 배웠다. 아이들은 제주도를 찾을 때마다 승마장을 찾아서 1시간 정도 말을 타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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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과 교감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승마를 가르치는 코치의 말이었다. 아이들은 처음 말을 타기 전에 말을 만지고 먹이를 주면서 말과 교감하는 법을 배웠고, 말과 호흡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아이들이 주로 타는 말들이 있었다. ‘노랑 장미’, ‘동백’, ‘사라’, ‘용눈이’ ‘별님이’, ‘달님이’ 등등 말의 상태에 따라서 탔다. 말의 상태에 따라 어느 날은 쉽게 말을 탔지만, 어느 날은 애를 먹기도 했다. 승마에서 기수의 상태도 중요했지만, 그만큼 말의 상태도 중요했다. 승마를 시작하면서 아이들과 말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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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주도에 있는 ‘제주마’는 천연기념물이다. 언제부터 이 제주마가 사육됐을까? 역사의 기록을 보면, 고려시대 1073년에 탐라(제주도)에서 고려에 말을 예물로 바친 기록이 있다. 이 근거로 고려시대에 제주도에서 말이 사육됐을 것이라고 본다. 원나라가 제주도를 침공한 후 약 100년 동안 몽골말을 사육했기 때문에 고유의 제주마가 보존될 가능성이 없지만, 잡종화 된 제주마는 우리나라 기후에 적응하며 지금까지 전해왔다고 전문가들이 말한다.


매년 10월에 제주경마공원에서 ‘제주마축제’가 열고 있다. 올해(2018년) 15회째를 맞이하는 ‘제주마축제’는 제주의 전통 말의 문화를 알리고 말 산업에 대한 현재와 비전을 홍보하기도 한다. 제주도에 있었던 두 해 동안에도 집에서 가까운 제주경마공원에서 열렸다. 여러 가지 체험장과 다양한 먹거리, 그리고 멋진 공연들이 있었다. 3일 동안 열리는 기간 동안 도민뿐만 아니라 관광객까지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경마공원은 물론 주변 일대까지 주차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축제기간에 이곳은 항상 정체가 됐기 때문에 이곳을 피해서 다니곤 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 가족이 제주마축제를 즐기기 위해서 이곳을 찾을 때에도 공원에 제법 먼 곳에 주차를 하고, 한참을 걸어서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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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관련된 사업이 여러 가지로 확장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홍보를 하고 있었고, 곳곳에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곳, 놀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워낙 경마공원이 넓기 때문에 이곳저곳 둘러보는 시간만도 오래 걸렸다. 아이들과 함께 처음 말고기도 먹어보고, 다양한 체험들을 한 후 저녁시간에 열리는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모였다. 그곳에 흩어져 있던 학교 아이들이 서로 자리를 잡고 2-3시간 동안 공연을 즐겼다. 마지막 행사에 신입 걸그룹이 나왔는데, 복잡한 것을 피해서 아이들과 바삐 나왔다. 몇 개월 후 인기그룹이 된 것을 보고 끝까지 보지 못하고 온 것을 아이들과 후회했었다. 지금도 그 걸그룹이 나올 때마다 우리 가족은 제주마축제 때 있었던 그 일을 이야기하면서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보곤 한다.


10월 중에 제주도를 찾는다면, 제주 경마공원에서 열리는 제주마축제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육지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체험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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