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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킷랩 Aug 19. 2018

반응하지 않기

고엔카의 위빳사나 명상, 윌리엄 하트


1.
안녕하세요, 버킷랩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윌리엄 하트’의 ‘고엔카의 위빳사나 명상’입니다.



2.
이 책은 버킷랩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독서모임 ‘한주한권’에서 22번째로 함께 읽는 책 입니다.

제 스스로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사전검열 없이 열린 자세로 읽어보자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 이렇게 ‘명상’에 관한 책도 한번 선정해보게 되었는데요.

책을 선정한 저 조차도 읽으면서 형이상학적인 주제와 서술로 이해나 공감이 쉽지 않았고, 다 읽은 후에 어떻게 리뷰해야하는가에 대한 걱정이 많이 됐기 때문에 혹시나 함께 읽으신 분이 있다면 너무 마이너한 책이라 읽는데에 어려움이 많지 않으셨을지 걱정이 됩니다. 힘들게 읽으신 분들께 애정이 가득한 사과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3.
‘명상’과 ‘깨달음’이라는 소재를 가진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었지만, 싫어하는 책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책을 재미있게 읽는 단순한 편이라 이 책도 최대한 제 나름대로의 이해를 해보려 노력하며 읽었습니다.

불교나 참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만큼, 이 책을 설명한다는 것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되버리지는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혹시라도 제가 무언가 설명하는 내용 중에 잘못됐거나 조금 더 부연설명하는게 도움될만한 것들이 있다면 댓글을 통해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 책은 이 책이 명상 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저자인 윌리엄 하트는 자신의 위빳사나 명상의 스승인 ‘고엔카’ 선생님의 명상법의 간략한 내용을 알리는 데에 이 책의 목적이 있으며, 적극적으로 명상법을 익히고 싶은 사람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5.
그가 알리고자 했던 ‘위빳사나’ 명상이란 무엇일까요? ‘위빳사나’는 고대 인도의 빠알리어로 ‘통찰력’이란 뜻입니다. 붓다가 명상 수행을 통해 경험하고 전파한 가르침의 하나입니다.

많은 종교의 가르침들이 시간이 지나며 종파나, 개인의 이해관계를 위해 약화되거나 강회되며 본질을 잃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위빳사나의 가장 큰 장점은 이 명상이 종파적 교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위빳사나 명상의 수련자들은 붓다가 깨달은 통찰력을 경험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신들을 불교신자라고 정의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불자’로써의 정체성이 아니라 ‘내면의 자유를 위해 스스로를 바라보는 통찰력의 수련자’로써의 정체성이 더 중요합니다.

6.
위빳사나 명상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주목하자고 이야기합니다. 책에 76페이지에는 ‘어떤 고통이 일어나든 그 원인인 반응이 있다. 모든 반응이 멈추면 더 이상 고통도 없을 것이다.’ 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불교의 인과율이 생각나는 문장인데요. 문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고통의 원인을 반응’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과관계를 일반적인 서사적 시점이 아니라 통제가능성의 시점에서 파악하고 있는 듯 합니다.

예를 들자면 회사에 지각을 해서 상사에게 꾸지람을 들어서 아침부터 기분이 안 좋았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서사적인 관점에서 인과관계를 파악한다면 상사에게 꾸지람을 들어 기분이 안 좋은 고통의 원인은 내가 지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로 나는 기분이 안 좋은 것이죠.

그러나 위빳사나의 관점에서 보면 내가 기분이 안 좋은 것은 내가 상사의 꾸지람에 부정적인 감정으로 반응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내가 상사의 꾸지람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꾸지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나는 기분이 나쁘지 않을것이라고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빳사나 명상의 수련자들은 ‘바라봄’을 수련합니다. 눈을 멀게하거나, 귀를 막아서 오감을 무디게 할 수도 없고, 마음 속에 수시로 떠오르는 감정과 잡념들을 통제할 수도 없으니 유일하게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반응하지 않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7.
저는 이러한 위빳사나가 삶에서 자유를 찾는 방법이 현대인들이 더 잘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법들과는 정반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인에게 삶을 누리라고 이야기하며 해주는 조언들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더 많은 것들을 느끼고, 더 풍부하게 반응하라와 같은 것들입니다.

이는 자신만의 진리를 세우고, 자신만의 섬을 만들어 자신 안에서 안식을 취하라는 위빳사나의 가르침과 대비됩니다.

8.
여행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여행은 당연히 좋은 것’이라는 선입견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낯선 공간을, 더 넓게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익숙한 공간을, 더 자세히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가끔은 촉박한 일정에 사진 찍기 바쁜 여행보다 자기 내면으로의 여행인 명상이 주는 울림이 더 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내면과 외면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훈련을 통해 사람들의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고 싶어하는 책, ‘고엔카의 위빳사나 명상’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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