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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담도담 Sep 16. 2024

하늘은 늘 그 자리에 있다.

하늘을 알아보는 순수한 아이


24. 09. 16. 월요일


하루종일 집콕한 것이 지루했는지 해가 지고 집 앞 편의점이라도 갔다 그네 한번 타고 싶다는 아이다.


낮에 잠시 양말 던지기를 하며 함께 놀아주자 까르르 혼자 웃기다고 비틀거리며 즐거워하던 아이는 엄마 아빠의 늘어진 하루를 많이 참아준 듯하다.


휴식을 핑계 삼아 무심하게 흘려보낸 하루라 아이에게 미안해서 아무 말 없이 함께 나간다.


집 밖을 나서자 하늘 한번 바라보며

"엄마! 하늘 좀 바라봐!", "진짜 너무 예뻐!"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감동에 찬 아이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예쁜 하늘을 알아보는 아이 덕분에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구르르 하다 하늘 한번 바라본다.


"진짜네..."

" 덕분에 엄마도 예쁜 하늘을 볼 수 있네"라고 말하자

 "오늘 하늘이 하루 종일 예뻤어"라고 대답하는 아이다.


하루종일 예뻤다는 말에 "언제 봤어?" 하며 물어보자 베란다를 통해 하늘을 보았다는 아이의 말이 왠지  내 마음을 하게 했다.


그리고 나는 폰을 들어 하늘을 향해 사진을 찍어본다. 마치 보송보송한 양털이 구름과 뒤섞여 하늘 위를 떠다니는 것 같다.


"엄마! 사진 나에게 보내줘!"


그러고는 편의점을 향해 걸어간다. 편의점에 가서는 불량식품으로 보이는 정체불명의 과자를 고른 후 자신이 가지고 온 천 원짜리 한 장을 꺼내 지불한다.

계산을 마치자 금세 과자의 맛을 보며 만족스럽다는 듯 엄마를 향해 귀여운 미소를 짓는다.


참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다.


과자를 한입 베어 물고는 너무 맛있다고 맛을  보라며 나의 입에 넣어준다. 내입에는 그냥 색소 맛!!


다행히 불량식품으로 보이는 그 과자는 봉지에 몇 개 들어있지 않아 잔소리는 접어두고 그냥 눈을 마주치며  웃어주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과자를 한입베어 먹으며 유튜브 채널에서 하는 ASMR을 흉내 낸다. 그러고선 혼자 재밌다며 웃는 아이를 보니 그 마음이 부럽기도 하고, 웃어주는 아이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아이는 아이다. 참 순수하다.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아이다.


하늘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며

 "비행기도 날아가!"


그리고 "내 말이 맞지? 하늘 예쁘지?" 하며  하늘을 향해 계속 칭찬한다.


무더위는 가셨지만 여전히 습하고 더운 날씨라 우리는  땀으로 찐득함을 느꼈다. 아이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무엇이 좋은지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한다.


그렇게 해맑은 아이는 오늘도 엄마와 아빠 비타민이 되어준다.


너라는 존재가 있어 줘서 고맙고, 그 와중에 우리를 사랑해 줘서 고맙고 우리의 사랑을 알아줘서 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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