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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담도담 Oct 03. 2024

가족의 일상탈출   : 일본 도쿄 여행

여행이 주는 마음의 풍요와 깨달음

오랜만에 떠나는 가족여행!!

우리는 들뜬 마음과 설레는 마음으로 가득 다. 

아이도 아이지만 신랑과 나이번 여행이 왠지

기대가 된다.


자주 해외여행을 다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해외여행은 언제나 설레임과 긴장감을 준다.


생애 첫 해외여행은 일본 후쿠오카 여행이였다. 사회복지사 시절 복지관에서 직원연수 라는 명목하에 보내준 일본 여행은 아무런 준비없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움직였으나 해외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지금은 희미해진 기억으로 잠시 사진을 뒤적거리며 추억에 잠겨본다.


당시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며  생각 없이 사진 찍느라 바빴다. 그래서 솔직히 내가 갔던  지명 조차 기억이 나질 않는다.


기껏해야 후쿠오카에 있는 캐널시티와 쿠마모토성, 아소산 분화구, 아사히맥주 공장 등...유명한 관광지 몇군데 정도만 기억이 난다.


사진이라도 없었다면 내 무의식에만 있을 법한 일본 후쿠오카 여행이다. 덕분에 나는 또 한번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다.


요즘처럼 기록이라도 이렇게 남겼다면 나의

기억이 좀 더 선명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라도 나의 하루하루와 여행을 기록으로 남기게되어 다행이라 여긴다.




새벽 3시 반에 일어난 우리는 4시에 인천공항을

향해 출발한다. 시원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쏟아지는 졸음을 참고, 무사히 공항에 도착했다.


6번째 해외 여행이지만 공항의 절차는 낯설고 긴장된다.  마치 해외여행을 처음 는 사람처럼 어색하고, 촌스럽기까지 하다. 

코로나 유행 이후 다시 해외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 새롭게만 느껴진다.


비행기를 타자 긴장감이 풀어지고 잠이 스르르 온다.

아이는 자고 싶지도 졸리지도 않다고 하였으나

비행기가 이륙하자 얼마 후 잠이든다.

잠에서 깨었을 땐 이미 우리는 하늘의 구름속 위를 비행중이였다. 마치 하늘이 우리를 포근하게 품고 있는 듯 하늘은 더 없이 맑고 푸르렀다.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숙소로 향하는 전철을 타기 위해 함께 여행하기로 한 일행을

기다린다. 실수로 우리와 다른 비행기를 예약한

일행은 우리보다 약 40분 가까이 늦게 도착했다.


서로 다른 비행기를 탄 일행은 아슬하게 비행기를 탑승했, 심지어 휴대폰 데이터로밍의 문제로

우리와 1시간 이상 연락이 두절되는 등 시트콤 같은 에피소드로 우리에게 추억을 남겨준다.


좀 늦은들 어떠하랴 함께 웃으며 갈 수 있는 일행이 있어 기쁨도 두배 추억도 두배가 될 수 있어 좋다.


나는 그 추억을 "덤 앤 더머의 추억"이라 말하고 싶다.

아마도 이번 시트콤같은 추억은 꽤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나리타공항 게이세이선에서 우리는 드디어 만남을 가졌고, 출발전 인천공항에서 만난  아이들은 다시 만나 기뻐한다. 둘다 외동인 아이들이 외롭지 않은 여행을 할 수 있어 참으로 감사하다.


우리는 에어앤비를 통해 예약한 숙소로 향하고,

가는길에 무엇이 재미난지 하하 호호 웃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마냥 예쁘기만 하다.


숙소로 가던 중 일본에 온 것을 증거로 남기듯 사진을 찍는 딸아이는 나름 아이만의 감성을 사진에 담는다.



우리는 모두 어미오리를 따라가는 새끼 오리마냥 신랑의 뒤만 졸졸졸 따라간다. 일본어도 모르는 사람이 구글에 의존하여 어찌나 잘 찾아다니는지 지도를 잘 볼 줄 모르는 나로서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드디어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아빠들은 허기를 달래기 위해 급히 장을 봐온다.


우리는 깨끗하고 침대가 많은 이 숙소가 무척 마음에 들었고, 서로 누가 침대에 잘까 눈치볼 필요도 없이

각자가 편안한 곳에서 쉴 수 있었다.


두 아빠는 몹시 피곤한지 코를 골며 잠이 들었고

나는 이 고요함을 누리며 글을 쓰고 있다.


일행과의 만남이 지연되어 우리의 계획에 차질은 생겼으나 여행의 목적은 일상속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얻고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배움을 얻는 것이다.

이 또한 경험이고 이를 통해 각자가 느끼고, 배우는 것도 있을테니 우리의 여행 목적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본다.




일본 착 두번째 날 드디어 아이들이 기다리던 디즈니랜드에 가는 날이다.

유튜브를 통해 도쿄 디즈니랜드를 미리 봐두었지만 역시 실제로 와보니 기대 이상이였다. 놀이기구를 잘 못타는 나는 놀이동산이 부담스럽지만 에버랜드

보다도 볼거리가 많은 디즈니랜드는 어른인 내게도 동심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코스프레 하는 사람들로 가득차 마치 내가 디즈니 속에 존재하는 기분까지 들었다.

어른도 즐거운데 아이들은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인공 처럼 코스프레 한 사람들의 분장실력에 놀라고 그사람들이 일반이라는 것에 또 한번 놀랐다.


나는 내가 외국인에게 부탁하던 것을 은근슬쩍 아이에게 해보라고 알려주자 열심히 외우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수줍어했지만 연습한 말을 도전해보는 아이다.


Excuse me

I wanna take a picture with you

Thank you


길지 않은 딱 이 세마디를 통해 나는 영어의 필요성을 아이가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치밀함을 보인다. 내가 백날 잔소리하는 것 보다 한번의 경험이 아이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기에 나는 이번 여행을 기회로 삼고싶었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디즈니 주인공들과 사진을 찍는다는 기쁨이 컸는지 "당신과 함께 사진찍고 싶어요"라는 문장을 계속해서 열심히 외운다.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에  마치 먹잇감을 찾는 하이애나처럼 계속해서 마음에 드는 디즈니 캐릭터를 한 외국인들을 찾는다.


많은 놀이기구를 타지 않고도 기쁨을 느끼는 아이들을 보며 우리는 기뻤고, 사진으로 더 많이 남기고 싶었다.

아이들이 먼 훗날 사진을 다시 볼 때면 서로 좋았던 기억들로 미소지을 수 있었으면 한다.





일본 도착 셋째날은 산리오 퓨로랜드를 방문하기 위해 아침 일찍 서둘러야 했다. 도쿄 외곽에 있는 이곳은 전철로 2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전철밖으로 보이는 일본집들을 구경하며 아이들은 일본으로 올때와는 또 다른 설레임과 기대감을 안고 이동한다.

디즈니랜드에 비하면 규모가 훨씬 작지만 산리오 퓨로랜드역시 아이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공간자체가 주는 환상적이고 동화같은 느낌에 사로잡혀 아이들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마음껏 동심의 세계에 빠져든다.


캐릭터 도시락을 먹으며 기분 좋게 웃는 아이들의 행복만큼이나 어른들도 기분이 좋았다.


 나는 종아리가 퉁퉁 붓고, 여행중 변비로 고생하며 힘들었지만 그러한 고생이 무색해질 만큼 나 역시 아이들의 웃는모습을 보고 함께 웃을 수 있었다.

이런 행복한 순간이 아이들의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아 삶을 살아가는 에너지가 되기를 바란다.




이틀동안 계속된 만보이상의 걸음과 수면부족으로 힘들었던 아이들은 중간 중간 예민함을 보이고, 별일 아닌일로 서로 속상해 하는 순간이 있었다.


감사하게도 두아이 모두 유난스럽지 않아 큰 부딪힘은 없이 지나갔으나 피곤함이 주는 예민함은 어쩔 수 없었나보다. 부모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순간이 우리에게도 아주 잠시 오고야 말았다.


이러한 순간이 오면 나는 정신적 피곤함이 급상승하여

아이에게 문제를 직접 부딪혀 해결하게 하기 보다는 그동안 양보를 권유하여 회피했던것 같다.

그런데 그런 태도는 결국 좋지 않다는 것을 체감한다.


다행인건 아이가 나보다는 충돌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간혹 팩트폭격을 날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또래 친구의 불편한 행동을 볼 때면 그것을 보고 유연하게 대응할 줄 도 알아야하는데 나의 욕심이 였나보다.


같은 상황에서 아이에게 각자 다르게 대하는 부모의 모습에 아이는 조금 속상해보였다.


육아방식은 사람마다 각자의 성격과 사정, 상황이 다르다보니 무엇이 옳고 그르다 말하기에는 모호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나는 나의 잘못된 점을 스스로 느끼고 깨달을 때  마음이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나보다.


다른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육아방식의 장단점을 생각하며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나의 육아방식이 혹여나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으로 울고 또 울었다.


여행이라는 좋은 시간동안 아이에게 잔소리보다는 좋은 말들만 해주고 싶었고, 평소 단호한 내모습보다는 아이에게 좀 더 여유있게 허용적이여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아이라서 떼도쓰고 보채야하는데 상대적으로 떼쓰거나 보채지 않는 아이는 속으로 참고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에 마음 아픈 순간들이 여러번 있었다.


아이가 고쳤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주양육자 나의 행동을 개선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울커하는 마음을 진정하고 나 자신에 대해 수시로 생각했다.


아직 어린아이에게  지나치게 옳고 그른것만 가르키려고 드는건 아닌지 내마음 편하자고 양보를 가르키는건 아닌지 하는 등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정리해갔다.


마냥 즐거울 것만 같은 여행 속에서 아직도 부족한 내모습에 부끄럽기도 하고, 여전히 뭔가에 쫓기는 듯한 불안감이 내안에 남아있음을 느낀다.


나의 마음과는 달리 아이들은 금방 웃고 떠들며 언제 서로가 다투었냐는듯 내 마음을 녹여 준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언제나 문제는 내 안에 있음을 느끼며 내 마음속 불안감을 의식적으로라도 노력해서 없애야겠다 다짐한다.


두 아이 모두 서로를 좋아하며, 이유모를 웃음꽃을 서로에게 피워준다. 여행 내내 아이들이 큰 부딪힘 없이 그리고 안전하게 잘 지내주어 너무 감사했다.


아직도 여전히 배울게 많은 엄마이지만 언제나 나는 내아이를 사랑한다. 오히려 아이에게 배울게 많은 이 철없는 겁쟁이 엄마는 아이가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응원할것이다.


이번 여행은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여행이였지만 결국 내게도 좋은 깨달음을 준 시간이였다.


무사히 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 감사했고, 함께한 일행 덕분에 기쁨도 두배라 감사했다.

그리고 아이들만 신경쓸 수 있도록 여행을 리드한 신랑에게도 수고했다고 마음을 전하고 싶다.


굿바이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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