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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결산

한 달의 마지막 날에는 항상 가계부를 정리합니다.

일 년의 마지막도 정리를 해야겠죠?


올 해는 얼마나 벌었는지도 기록하지만 그 외의 것들도 정리하곤 합니다.


건물에서 나온 매출

3,431만 원 (2020년 4,354만 원)

코로나가 시작되자마자 월세를 전세로 많이 전환하고 에어비앤비도 정리를 했습니다.

월세 수익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제는 한 달에 300만 원도 안 나오게 되었네요.

하지만 전세로 전환한 탓에 투자금이 회수되고 실투자금이 줄었습니다.

연간 비용을 대략 400만 원 사용했다 치고, 순이익이 3,000만 원 났다고 치면 실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13%~15% 정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수익 금액은 줄었지만 수익률은 그다지 줄지 않았습니다.

입지가 별로이고 건물 자체도 잘난 점이 없습니다만 쌀 때 산다면 이렇게 맘이 편합니다.


사업 매출

저는 직장인 소개팅 어플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제 만 4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아주 조용히. 느리지만 그래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에서 게임을 제외한 모든 어플 중 매출 200위 안에 들었습니다.

개인이 혼자 만드는 어플 중에서는 어쩌면 1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결과가 너무 뿌듯하고 만족스럽습니다.

올해는 바깥에 거의 나가지 않고 집에서 이 서비스를 돌보며 지냈습니다.

누군가에게 신뢰를 받는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제 사용자들이 저를 신뢰해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13 커플에게 결혼한다는 감사 메일을 받았습니다. 이들 중에는 이미 아기가 태어난 부부들도 있습니다. 놀랍지 않나요?

제가 만든 뭔가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치고 새로운 생명까지 태어나게 한다니, 신기하고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증권 투자

약 4% 수익률

에? 겨우 4%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올해 투자를 잘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저는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비중을 많이 가지고 있는 한 회사의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제 기대수익률은 6%입니다.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높게 잡지도 않은 기대수익률에조차 못 미친 부분이 조금 실망스럽다가도 제 태도를 돌아보면 할 말이 없습니다.

1년 동안 사업보고서를 읽어보는데 6시간도 쓰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분기 보고서가 나와도 잘 트래킹 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주식앱은 많이 쳐다봤습니다. 아침에 눈뜨면 매일 20분 정도 주식앱을 쳐다보는 제가 싫으면서도 계속 이 짓을 했습니다.

다행히도 어느 날, 나심 탈레브의 '행운에 속지 마라'라는 책을 읽다가 주식 시세를 많이 쳐다볼수록 너의 행복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바로 주식 어플을 지웠습니다.

완전히 지운 것은 아니라 잘 안 쓰는 세컨드폰에 주식 어플을 깔았지만요.

주식창을 쳐다보는 시간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 결정이 만족스럽습니다.


간단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검증해보려 노력하지 않고 쉽게 투자 결정으로 이어진 것도 문제입니다.

이렇게 투자하려면 그냥 인덱스에 넣어두고 잊어버리고 살자라는 생각을 자꾸 합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사둔 회사를 다 팔고 인덱스로 갈아타는 것도 선뜻 실행이 되질 않네요.

저는 아직 욕심을 버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독서

22권. (2020년 20권)

올해 읽은 책은 22권이었습니다.

가장 재밌었던 책은 크래프톤 웨이였습니다.

엄청난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마치 크래프톤 경영진이 된 것처럼 그들의 고통, 피로감, 스트레스를 함께 느꼈습니다.

회사의 성장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축구한 날

69일 (2020년 53일)

일 년이 52주이니 1주일에 1번을 훌쩍 넘게 했습니다.

이 정도면 거의 축구선수 아니냐 할 만큼 많이 즐겼네요. 어쩌면 프로 선수들도 이만큼 경기를 갖진 않을 것 같습니다.

정말 즐거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원 없이 하는 삶을 살고 있으니 감사할 뿐.

내년에도 다치지 않고 더 많이 즐기고 싶습니다.


일한 날

364일 (2020년은 270일, 2019년은 249일)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뭔가를 생산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회사 다닐 때만큼 집중해서 많은 시간을 일하지는 못했지만,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매일 뭔가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6월에 가족끼리 가평에 놀러 간 어느 날 하루를 빼먹었네요.

1년을 다 채워보고 싶었는데.

괜찮습니다. 내년에 다시 하면 되니깐.


내년의 목표

이번에는 목표를 안 세우려고 합니다.

가족들이 아프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행복함을 느끼면서 또 일 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구독자 여러분들이 어느새 1,000명을 넘었습니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 1,000명 구독자가 있으면 참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제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년에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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