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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에어비앤비 운영을 접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지난 2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 곳곳에 엄청난 충격이 발생했습니다.

코스피는 한 때 1400이라는 믿어지지 않는 숫자까지 떨어졌고, 여행 업종은 내일 당장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여행 서비스인 에어비앤비 역시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회사 자체도 힘들지만 호스트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의 연속 슈퍼호스트 기록도 15분기에서 끝이 났습니다.

저희 집에서 머물던 사람들은 원래 나라로 돌아가지 못해 예약을 연장해서 장기로 머물고, 새로 온다는 게스트들은 없으니 분기에 채워야 할 최소 후기 수가 부족해서 떨어져 버렸습니다.

연속 선정에 대해서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생각했는데 막상 기록이 깨지니 많이 아쉽습니다. 기록이 점점 늘어날 수록 저도 모르게 의식하고 있었나 봅니다.


4월이 되고서는 다시 예약 신청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문의가 해외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의 자가격리 문의입니다.


"2주 동안 자가격리해야 할 숙소를 찾고 있는데, 자가격리가 가능한가요?"


처음에 문의를 받았을 때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저는 자가 격리자를 받지 않기로 결정 했습니다. 절차도 복잡할 것 같고 무엇보다 건물 내에 다른 세입자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에어비앤비로 운영하던 방을 전세로 놓기로 결정했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제 소유의 건물에서 운영을 하고 있었고, 건물에 융자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빠르게 방들을 전세로 돌릴 수 있었습니다.


아파트가 아닌 주택은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대출 없이 월세로만 운영하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라는 걸 이번 기회에 깨달았습니다. 전세로 바꿔서 현금을 확보하면 되거든요.

그 때 받아둔 전세금들은 주가가 많이 떨어져 있던 3,4 월에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나중에 상황이 좋아지면 또 다시 월세나 에어비앤비로 전환할 수 있겠지요. 이런 것들이 부동산 운영의 묘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자가격리 조치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글쎄요. 적어도 두세달은 되겠지요.

자기 집이 아니라 월세나 전세로 방을 구해 에어비앤비로 운영하고 계신 분들은 몇달치의 투자금을 날리는 아주 힘든 상황일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지금 에어비앤비를 운영 하는 사람들은 다 떨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경쟁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만약 숙소에 자가격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비대면으로 체크인 시스템을 잘 만들어두는 등 몇 가지 준비를 해둔다면 온 세계에서 돌아오는 자가격리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숙소 첫 페이지에 자가격리자를 환영한다고 강조하고, 이에 맞게 여러가지 준비를 해두면 괜찮은 성과가 날 것 같습니다.

더 좋은 점은 뭔지 아시나요?

자가격리자의 숙박기간은 2주입니다. 2주라는 숙박 기간은 에어비앤비 운영에서 너무 좋은 기간입니다. 초장기간 숙박도 아니고 단기 숙박도 아닙니다. 큰 할인 없이 숙박료를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내 노동력이 줄어듭니다.


위기가 오면 기회가 없을지 찾아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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