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단편 소설 시리즈
처음부터 무대가 남자의 것이었던 건 아니다. 그는 스스로 무대 위를 목적지라 여겨왔으나 무대가 자신의 조명 아래에 남자를 허락한 적은 없었다. 그는 나무로 짜 맞춘 좁은 공간이 아닌 이 넓은 세계야말로 자신의 몸짓을 한껏 뽐낼 수 있는 진짜 무대라고 생각했다. 길을 오가는 행인들과 거리의 상인들은 모두 그에게는 관객이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그것은 단지 절망을 덮을 비겁한 자기 위안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는 누구보다 무대를 갈망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인정했을 때 남자는 비로소 조명에 비칠 최소한의 자격을 얻게 되었다. 온 몸짓을 다하여 무대를 사랑하지 않는 배우는 그 위에서 세계를 내려다볼 수 없었던 것이다.
about <촏>
글쓰기 앱 <씀: 일상적 글쓰기>에 매일 업로드되는 글감을 주제로, 글쓰기 훈련용으로 쓴 초 단편 소설 시리즈입니다. <씀>의 서비스가 거의 방치 상태이다 보니 작성 글 백업 겸 틈틈이 정리해 브런치에 공개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 각각의 <촏> 에피소드는 별개의 내용이며 한 편으로 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