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불댕 Jan 22. 2021

스물두 번째 촏: 방향

초 단편 소설 시리즈

  아이들이 가졌던 꿈이 모두 달랐던 것만큼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삶의 방향도 모두 달랐다. 하지만 그중 어느 아이의 삶을 다른 아이의 것에 비교하여 서로 우위를 가릴 수는 없을 것이다. 창석은 적어도 1년간 자신의 지도 아래 소중한 꿈을 키웠을 학생들에게 자신의 인생철학에 대해  그와 같이 짧게 언급했다. 하지만 그의 성격에 걸맞게 자신의 철학 또한 누군가의 삶을 규정지을 지배력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님을 덧붙였다.

  "선생님은 선생님 된 것 후회하신 적 없으세요?" 재필이가 번쩍 손을 들며 소리치자 학급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창석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 "당연히 있지." 그의 답에 웃음소리가 높아졌다. 재필이는 학업성적이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적극적인 성격에 흔히 말하는 '타의 모범이 되는 학생'이었다. 이목구비가 선명하고 키도 커 여학생들에게도 인기가 좋았다. 삶에 만약 우위가 있다면 재필이는 앞으로 그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삶을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거야. 하지만 고장 난 나침반을 갖고 있는 것이 여러분의 탓은 아니지. 삶이 어떤 모험이라면 그 목적지가 어딘지 찾아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거야. 이곳에서의 배움이 그 방법을 찾는데 도움을 줬다면 선생님은 참 기쁠 것 같다." 과하게 장황한 연설을 한 것만 같아 창석은 괜히 머쓱해졌다. 방금까지 웃음이 넘치던 교실이 잠시 고요해지더니 아이들은 환호성인지 야유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괴성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about <촏>

글쓰기 앱 <씀: 일상적 글쓰기>에 매일 업로드되는 글감을 주제로, 글쓰기 훈련용으로 쓴 초 단편 소설 시리즈입니다. <씀>의 서비스가 거의 방치 상태이다 보니 작성 글 백업 겸 틈틈이 정리해 브런치에 공개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 각각의 <촏> 에피소드는 별개의 내용이며 한 편으로 끝이 납니다.

이전 21화 스물한 번째 촏: 조명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