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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우 Nov 17. 2019

가로등 불이 꺼지는 시간

긴 한숨을 쉬는 것마냥 식어가는


한껏 기울어 노곤한 빛

아침잠 많은 겨울 해가 뜨는

달고 부드러운 시간


툭 하고 가로등 불이 꺼지면

살짝 그을어 어두운 전구에는


아직 열이 식지 않은 필라멘트가

발갛게 달아 빛이 나


긴 한숨을 쉬는 것마냥 식어가는

그 모습이 너무 평화로워

오늘은 기분이 좋아


- 가로등 불이 꺼지는 시간





#위로 #힐링 #시집 #담쟁이에게 보내는 시


새벽 시간에 하는 일을 한 적이 있어요. 밤을 지새우는 일이라 피곤했지만, 나름 즐겁고 보람된 시간이었죠. 퇴근 시간이 이르다 해야 할지 늦다 해야 할지. 짧은 퇴근길을 걷다 보면 해가 뜨는 것을 볼 수 있었네요. 많이 지치지만, 해가 뜨는 것을 보면 뿌듯한 기분으로 기분 좋은 아침잠을 청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는 퇴근하며 다리를 건너는데, 탁하고 거리의 모든 가로등이 꺼지는 순간을 맞았어요. 자주 걷던 퇴근길인데도 처음 보는 순간이었죠. 불은 꺼졌지만 밤새 뜨겁게 달궈진 필라멘트가 아직 발갛게 빛나고 있었어요. 시원한 바람에 조금씩 식어가는 그 모습은 뭐랄까 평화로웠습니다. 고된 하루를 보내고 한결 편안한 모습으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에 마음이 포근해졌네요.


열심히 일하고 발갛게 빛나는 우리도, 때로는 그렇게 식어보아요.



- 담쟁이에게 보내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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