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우리를 잊고 흘러갔지
아니, 우리가 계절을 잊고 흘러갔던가?
그토록 추웠던 겨울에도 우리는
사랑으로 불타는 가슴을 맞대고
그 추위를 이겨나갔어
야멸찬 봄바람이 겨울바람 보다
더 야속하게 살을 후벼 파도
우리는 그 바람이 꽃을 피워낼 것이라는
희망으로 견뎌 내었지
한여름, 모든 것을 녹일 것 같았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우리의 사랑은 단단하여 녹지 않았어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꿋꿋하게 이겨낸
우리의 사랑을 어느 깊어가던
가을밤을 틈탄
여지없는 서릿발에 내어주고 말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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