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별빛 아래
그의 모습이 바람을 타고
어른거린다
빨랫줄에 걸린 그의 옷은
아직도 체온을 품은 채 젖어있고
나의 샘 깊은 눈물은
마르지를 않는다
잠글 수도 막을 수도 없는
작고도 깊은 샘
몇 번의 계절과 뜨거운 여름을 보내야
내 눈물이 마를 수 있을까
얼마의 베개를 더 눈물로 적시고
몇 날의 불면의 밤을 더 견뎌야
이 샘이 닫힐까
숨 쉬듯 눈앞에 늘 어른거리던
그의 모습
달빛에 더욱 선명해지는
그의 그림자
이렇게 길고 단단한 인연의 사슬을
한 연약한 여인의 눈물로 녹일 수 있을까
아마도 안될 거야
세월의 강이 끝없이 흘러가듯
나의 눈물의 강도 그렇게 흘러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 뒤에도
천년만년 흐를 거야
작가의 후기
저는 제 남편의 아픈 것에 대해 정말 쓰고 싶지 않았다고 전에도 한번 밝힌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또 쓰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합니다.
아직도 젊다면 젊은 나이에 불치의 병을 얻었기에 그를 요양병원으로 보낸 나의 마음은 칼로 심장을 도려내는 것 같이 아픕니다. 영원한 이별도 아닌데 말입니다. 벌써 세 번의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지만 회복의 기미는 고사하고 점점 더 심해가는 병세 때문에 다시 남편을 요양 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아마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 힘들 것 같아 더 슬픕니다.
눈물이 앞을 가리고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도저히 그리할 수 없어 보내기는 했지만 현실이 너무나 참담하게 느껴져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계속 눈물이 납니다. 후회 없이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이 있나 싶습니다. 결국 숨기고 싶은 현실을 스스로 다 드러내고 말았네요.
안 그래도 시절이 하 수상하여 좋은 뉴스도 없는데 저의 슬픔을 여러분께 꺼내 놓아서 죄송합니다. 하소연할 데 없는 사람의 넋두리라고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