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증명이다.
‘꿩 잡는 게 매다’
매가 아무리 날래고 용맹스럽다 해도 꿩 하나 잡지 못하면 매로써 자격이 없다. 사업수행에 있어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비유로 종종 쓰는 말이다. 대부분 회사에서 사업하는 단위 조직은 목표 달성(성과)이 지상 최대 과제다. 조직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꿩 잡는 게 매’ 영업현장에 있을 때 이 말을 자주 쓰는 부서장이 있었다. 매월 부서장 월 결산 회의 시 마지막 총평 시간이 되면 으레 이 꿩 타령이 나온다. 회사 전체 월 목표를 달성한 달은 그나마 강도가 덜한데 전체적으로 성과가 부진한 월에는 이 시간이 정말 지옥 같다. 미달 부서장들은 목표 미달에 대한 어떤 이유도 모두 변명이 된다. 꿩과 함께 날아오는 무차별 말폭탄에 멘붕에 빠져 버린다. 회의 끝나고 나면 며칠은 죄 없는 꿩뿐만 아니라 ‘매’ 자도 보기 싫을 정도다. 누구나 한 달은 똑같이 쓰는데 어느 조직은 목표를 100% 이상 초과 달성하고 어떤 조직은 7~80%에 그치는 이유를 변명이라 하는 말에 토를 달 생각은 없다. 하지만 어떤 변명의 기회도 없이 날아오는 융단폭격에 그 상사가 야속하기도 했다. ‘누구는 목표 미달하고 싶어 미달했나?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참말로 인정머리 없네’ 당시 모든 부서장의 속 마음일 듯하다.
목표 미달에 대한 냉정한 비판은 단위 부서장 입장에서 보면 서운하기도 하고 죽을 맛이 드는 것도 이해는 한다. 항상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데 회사는 기다려주지 않고 매월 실적으로만 들들 볶아 대니 말이다. 조직에서 목표관리라는 것이 때로는 몇 개월 준비가 필요한 부분도 있는데 매월 회의 때마다 틈도 없이 밀어붙이는 회사 방침이 이해가 안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기업의 생명 유지 조건은 사업성과라는 자양분 밖에 없다. 기업 전체 생명이 끊기면 그 하부단위 조직 목숨은 없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하부단위의 여러 상황을 모두 고려하며 사업을 이어갈 수가 없다. 따라서 기업의 생리는 원래부터 냉정하고 또 인정머리 없이 차갑다. 이러한 기업 생리의 차가움을 보완해주는 것이 기업가의 소명의식 내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기업은 생존 논리로만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감,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 부분 많이 모자란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사회에서 받은 기업 이윤을 어떻게 돌려줄 것인가에 대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기업 스스로 안되면 정부가 나서서 일정 정도 제제조항이라도 두어 유도해야 하고, 기업 입장에서도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조직 논리 속에 상처 받는 개인들에게 배려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야기가 약간 옆길로 빠졌는데 이 글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업의 기본적인 생리가 냉정하고 인정머리 없는 것은 알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사회적 역할 특히 성과 부진을 이유로 부당한 해고나 감원 등에 대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말이다.
성과 미달성자들이 가장 많이 대는 이유는 열심히 했는데 여러 가지 상황으로 잘 안되었고 다음 달에는 더 잘해서 목표 달성하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다음 달에도 역시 목표 미달성으로 비슷한 이유를 댄다. 이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열심히 했다는 기준이 다른 경우가 많다. 미달성자들은 자신의 노력을 ‘열심히 했다’고 말하지만 100% 이상 달성한 사람들의 노력과 비교해 보면 그들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정작 미달자들은 그것을 모르고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다음 달에도 비슷한 이유로 미달자 명단에 오르는 것이다. 나는 이런 관리자들에게 ‘열심히 안 한 사람은 없다. ‘열심히 말고 제대로’라는 말을 한다. 그렇게 말해야 하는 마음은 찢어지지만 리더의 책무는 성과로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은 증명이다.’ 아무리 날래고 용맹한 매라도 사냥 나갈 때마다 빈 손으로 돌아온다면 그 매는 사냥하는 매로써 자격상실이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존재 이유는 그 조직이 해야 할 목표가 있다는 것이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그 조직의 존재 이유가 된다. 매월 목표 미달의 이유만 대는 것은 매가 매번 빈 날개 짓 만하고 돌아오는 격이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상사 중에 이런 말을 자주 하던 분이 있었다. 어느 드라마에서 나왔던 말로 최선을 다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의미인데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최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과연 우리는 오늘 내가 하는 일에 정말 최선을 다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에리히 프롬이 최선을 다한다는 것에 대해 한 말이 있어 소개해 본다. 늘 반복적으로 목표 미달성으로 깨지면서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 문구를 새겨둘 일이다.
‘정말 이루고 싶은 목표와 꿈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지금 이 순간, 존재하고 있는 그 자리에서 완전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완전히 존재하는 삶이다. 그러면 목표도 꿈도 이룰 수 있게 된다. 설령 목표와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완전히 연소함으로써 후회를 남기지 않게 된다. 그것이 참된 자기 세상이요, 성스러운 가치다.’
조직의 리더는 말로 사업하는 사람이 아니라 성과로 증명하는 사람이다. 조직을 이끈다는 것은 단순히 사람들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 부여된 목표를 관리하는 일이다. 그 목표가 그 조직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에 그 목표를 사업성과로 증명하는 일이 바로 조직의 리더가 할 일이다. “판단은 판사가 하고, 변명은 변호사가 하고, 용서는 목사가 하고, 형사는 무조건 잡는 거야”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 나오는 명대사다. 조직의 부서장이라면 매가 꿩을 잡아야 하듯 무조건 잡아야 한다. 조직은 조직에게 부여된 목표를 성과로 증명해야 기업 전체의 생존이 보장된다. 꿩을 잡아줘야 다음 사냥도 기약할 수 있고 매에게 먹고 살 먹이를 줄 수가 있다. 꿩 잡는 게 매라고 하듯이 목표 달성해야 하는 것이 조직의 존재 이유이고 이를 달성하도록 만드는 것이 리더들의 의무다.
‘사업은 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