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폭력 '사이버 불링'

사이버 세상에서 상처받는 아이들

by 청년홈즈

“별로 친하지 않은 애가 저를 카카오톡에 초대를 했더라고요. 들어갔더니 그 방에는 평소 나를 놀리던 몇 명의 아이들이 초대되어 있었고 갑자기 언제 찍었는지 제 굴욕 사진이 올라와 있었어요. 사진을 내리라고 했더니 집단으로 저에게 심한 욕을 했어요. 무서워서 카톡방에서 나왔는데 계속 다시 초대장 날리고 문자로 협박도 해서 학교 가기 무서워요”


디지털 원주민으로 살아가는 요즘 아이들은 과연 더 행복해진 걸까? IT기술의 발달로 스마트 기기를 통한 사이버 소통이 주가 된 지 오래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사이버 상에 소통되는 그들 만의 언어문자가 만들어지고 그를 통한 소통이 일상화되며 세대 간 소통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흐름 속에 나타난 또 다른 학교폭력이 바로 사이버 불링(Cyber Bullyimg)이다. 사이버 불링이란 사이버상에서 특정한 한 사람을 집단적으로 따돌리며 집요하게 괴롭히는 사이버 폭력, 사이버 왕따 등을 말한다. 즉 카카오톡, 문자, 이메일, 각종 SNS 등으로 상대방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현상을 ‘사이버 불링(Cyber Bullyimg)’이라고 한다. 학교 폭력, 왕따 등 집단 따돌림 현상이 미디어의 발달로 스마트폰 등 사이버상으로 옮겨간 현상이다. 사이버 블링도 진화하여 요즘에는 가상공간인 메타버스에서 더 노골적이고 심한 사이버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 사이버 블링의 종류

☞떼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피해자를 초대한 후 단체로 욕설과 비난을 하는 행위

☞방폭: 카톡 단톡방에 피해자를 초대한 후 한꺼번에 나가버려 피해자만 남겨놓는 행위

☞카톡 감옥: 욕설을 참지 못한 학생이 단톡방을 나가면 끊임없이 초대하여 괴롭히는 행위

☞와이파이 셔틀: 스마트폰 핫스팟 기능을 이용하여 피해자의 데이터를 빼앗아 금전적인 손해를 주는 행위

☞기프티콘 셔틀: 빵셔틀의 기프티콘 버전

☞안티 카페: 피해자를 비방하기 위한 카페를 만들어서 뒷담화를 하는 행위. 과거엔 연예인이 주였지만 이젠 담임선생이나 싫어하는 학생이 표적이 된다. (출처: 나무위키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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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불링이 심각한 이유는 과거 직접적인 폭력, 왕따 문제보다 더 광범위하고 쉽고 빠르게 번지고 있다는 데 있으며, 사이버상이기 때문에 더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라는데 있다.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들 또한 게임하듯 즐기기 때문에 더 잔인해지고 무감각해진다. 사이버 불링을 당한 아이들도 직접적인 왕따나 폭력을 당했을 때보다 정신적 충격이 강해 후유증도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2020 학교폭력 실태조사) 사이버 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지난 2019년 8.9%에서 2020년 12.3%로 증가했다고 한다. 실제 경찰청 통계로도 2020년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 발생 건수가 전년도보다 16.4%나 증가한 1만 9388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결과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사이버 불링은 앞으로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며 확산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라고 한다.

사실 사이버 불링은 형식이 바뀌었을 뿐 학교폭력의 연장선으로 보아야 한다. 사이버 불링은 집단 왕따를 사이버 상으로 옮겨 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점점 심각해지는 사이버 불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없는가? 나는 단순하게 처벌 중심의 방법이나 스마트폰 사용제한과 같은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의 접근은 어른들의 미봉책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청소년 게임중독을 줄여보겠다고 도입했던 ‘청소년 인터넷 게임 건전 이용제도(강제적 게임 셧다운제)가 대표적 사례다.


사이버 불링 문제도는 일반 학교폭력(왕따) 문제와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처벌이나 제한 등의 결과 중심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전문가들도 ‘사이버 불링’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소통 확대와 비인간적 경쟁 환경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가족과 또래집단 사이에서 더 많은 소통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교육부의 ‘2019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 중(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13만 명 응답) 1.2%가 학교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언어폭력(39%), 집단 따돌림(19.5%), 스토킹(10.6%), 사이버 괴롭힘(8.2%), 신체폭행(7.7%), 성추행∙성폭행(5.7%), 강제 심부름(4.8), 금품갈취(4.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학교폭력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이렇게 학교폭력 문제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방법과 형식을 바꿔가며 광범위하게 퍼지는 이유는 국가 교육정책이나 시대의 흐름에 따른 이유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녀교육관에도 문제의 일부 원인이 있다는 생각이다. 학교폭력은 가해학생에게나 피해학생에게나 큰 문제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피해자 입장에서만 바로 보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태도를 보인다. 피해학생 입장에서 보면 폭력으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고 상처가 오래도록 남는다는 것이 문제이고, 왕따를 한 가해자 학생도 그 아이대로 친구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감정 불감증이 큰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부모들이 주의해야 할 것은 왕따 문제를 바라볼 때 피해자 중심으로만 보지 말고 우리 아이가 가해자 일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 현실은 모든 뉴스나 관심이 피해자 중심으로만 다루어지고 피해자 입장에서만 문제 해결을 찾고 있는 것 같다. 피해자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 문제도 심각하지만 가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가해자 문제도 심도 깊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부모들은 반드시 “우리 아이가 혹시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지는 않은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한다. 피해자가 더 많이 아팠을 것임으로 그렇게 사건을 바라보는 것은 어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 해결 측면으로 보면 우리 아이가 피해를 입지 않았나 하는 것만 보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함께 생활하는 친구들 간에 학교폭력이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객관적으로 보아야 한다. 학교폭력이라는 현상 중심으로만 보면 우리 아이는 피해학생 일 확률보다 가해학생 일 확률이 더 높다. 피해학생이 한 명이라면 가해학생이 여러 명이었으니 우리 아이가 가해학생 일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폭력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해결책을 찾는 데는 우리 아이가 혹시 다른 아이를 괴롭히고 있지 않은 지의 관점으로도 보아야 한다. 학교폭력을 바라볼 때는 반드시 내 아이 피해만 안 입으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가해자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바라보라는 말이다.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거나 왕따를 시키는 것은 처음에는 그저 놀림으로 시작하지만 그런 행위가 반복되고 지속될수록 받는 아이는 마음의 상처 때문에 위축되며 이에 다른 아이들이 더 놀리게 되면서 왕따가 만들어진다. 사이버 불링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어른들은 항상 아이 곁에서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또는 맞벌이에 바쁘다고 우리 아이가 당연하게 잘 자랄 것이라 방치해서는 안 된다. 또는 엄마나 아빠 어느 한쪽에게만 자녀교육문제를 전가해서도 안 될 것이다. 교육이란 부모와 자녀와의 끝없는 의사소통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아이가 지금 다른 친구들 속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어떤 친구가 나와 다르다고 그 아이를 못살게 하고 있지는 않은 지, 매일 스마트폰 속에 묻혀 사는 아이의 폰 속에 다른 어떤 아이가 아파하고 있지 않은 지 등 부모는 세심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혹시 우리 아이가 왕따를 당하고 있거나 자신도 모르게 왕따를 시키고 있다면 부모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직접적인 왕따 건 사이버 왕따 건 문제는 생각보다 깊은 마음의 상처를 남기기 때문이다.

스마트화 된 세상은 편리하고 좋은 세상이다. 하지만 그 편리함 속에 또 다른 부작용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면 편리함을 뒤로하고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갈수록 빨리 확산되는 사이버 세상 속에서 우리 아이를 지켜내자. 부모의 관심과 관찰로부터 시작이다. 지금 당신의 자녀는 사이버 불링에 안전합니까?


우주 평화는 사이버 폭력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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