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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Feb 25. 2019

도꼬마리 단상

봄구경 후기

자식들이 더 넓은 세상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것은 모든 만물의 소망인가 보다. 그것이 움직이는 짐승이든 발 없는 식물이든. 잎은 순하게 생겼으나 도깨비방망이 같은 좀 무서운 모양의 열매를 갖는 도꼬마리도 그렇다. 


도꼬마리는 한여름 뙤약볕과 거친 비바람을 견디며 키워낸 자식들을 더 넓은 세상에 내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제 어미가 그랬듯 어미는 발 없는 자식들에게 갈고리를 물려주었다. 겨우내 추위를 견디며 때를 기다린 도꼬마리는 입춘이 지나고 우수가 지나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대지가 전하는 봄의 신호에 산짐승 날짐승들이 기지개를 펴고 움직이기 시작하자 도꼬마리는 어미의 뜻을 받들어 갈고리 끝에 더욱 힘을 준다. 

어느 날 봄 구경 나온 이가 그 옆을 스쳐 지나가면 도꼬마리는 ‘이때다’하며 그 몸에 갈고리를 끝을 옴팡지게 걸어 버린다. 그 순간 때를 아는 부모는 아무 저항 없이 자식을 품에서 내어준다. 발 없는 자식에게 세상 유람을 선물하는 것이다. 마치 작은 개미가 코끼리 등에 붙어 세상 유람을 하는 이치다. 

이리 생각하니 도꼬마리 부모는 천재다.


주말 따뜻한 남쪽나라 순창으로 봄 구경을 다녀왔다.

집에 돌아와 옷을 벗는데 도꼬마리 한 개가 주머니 아래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 기특한 녀석 부모덕에 발도 없이 칠백 리 길을 올라왔구나. 그 녀석을 떼어 베란다 문을 열고 아파트 앞 풀밭에 던져 주었다.

‘도꼬마리야 잘 살아라’

도꼬마리

※도꼬마리: 우리나라 전국 각지 들이나길가에서 자란다. 전체에 강한 털이 많이 나 있고 높이는 1.5m 정도이다. 8∼9월에 노란색 꽃이 피는데 암꽃은 밑부분에 있고 암술은 2개이며 2개의 가시가 있다. 총포에싸여 있는데 꽃이 핀 후 1cm 이상이 된다. 총포는갈고리 같은 가시가 있고 그 안에 열매인 수과가 2개 들어 있다. 수과는 넓은 타원형으로 길이 2mm정도이며 바깥쪽에 갈고리 같은 가시가 있다. 이 때문에 다른 물체에 잘 붙어 이런 이름이붙었다. 진통, 산풍(散風), 거습(祛濕), 소종(消腫)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적용질환은두통이나 치통을 비롯하여 팔다리가 쑤시고 아플 때, 풍과 냉기로 인한 관절통, 누런 콧물이 흐르는 증세 등에 내복한다. 그밖에 간지러운 발진이나급성 두드러기, 마른버짐 등을 다스릴 때 달인 물로 환부를 씻어준다.

출처:두산백과사전

홍매화
홍매화
복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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