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두고 벌어진 논쟁, 배움으로 바라보다
안녕하세요,
교육학 석사 과정 중에 있는 비타민들레 주디 코치입니다. :)
오늘은 추상적인 배움이 일상에서 구체화 되었던
순간에 대해 나눕니다.
실은, 글을 쓰러 카페에 왔다가
작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카페에 도착하니 할아버님 네-다섯분이
근처 비어있는 집을 청소하려고
아침부터 풀을 베고, 정리를 하시다가
잠깐 쉬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한 할아버님이
‘나무를 베자’고 하시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저는 곧장 저는
“할아버지, 나무 베면 안 돼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줌마, 여기 오래 살았어요?
그럼 다른 민원이나 넣어요. 저쪽 철조망 둘레길 만들어 달라고”
“둘레길은 제가 잘 모르고요.
우리 도로 나무 베려면, 원래 다 사전 주민 동의 절차 받아야하고
그런데 얼마 전 고목나무도 하루아침에 사라지고…제발 나무 베지 말아주세요.”
“나도 그 나무는 없어져서 섭섭하긴한데, 그러면 누가 저기 청소해주나?
낙엽 떨어지면 나랑 우리 집사람이 청소는 다하고, 응?
아니 나무 있으면 너무 좋지. 그런데 다들 보기만 좋아하고 청소는 안하는데 어쩌나.“
대략 할아버지 이야기를 쭉 듣다가
자연스럽게 할아버지는 동행과의 수다를 이어가셨고
저는 뾰루퉁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한참 한숨을 쉬었습니다.
-
제가 ‘나무 베기’에 민감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수 개월 전, 100년이 넘은 동네의 고목 나무 한 그루가
하루아침에 사라졌습니다.
그 고목나무는 우리 동네 모두가 지나는 길가에 자리 잡은
무성한 잎이 가득해서 멋진 나무였습니다.
사계절을 알려주는 동네의 마스코트였고
몇 십년만에 꽃인가 열매도 맺었다고 하더라고요.
여름에는 잠시나마 시원한 그늘이었고
고개를 올려다 보면 나뭇잎 사이로
통과하는 햇빛도 정말 예뻤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베어졌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주민 일부가 민원을 넣었대요.
‘위험하다고’ (하나도 안 위험한데.)
속사정은, 냄새가 나고, 낙엽이 많고 그래서.
듣고 화가 났습니다.
저 튼튼한 나무가 뭐가 위험하다고 ‘베어라’ 라고 하는지.
그렇다고 진짜 베어버려도 되는 건가.
주민 몇 명이 마을 전체를 대변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베어버리나 싶어서요.
다른 분께 들으니, 이런 때엔
통장님과 행정 기관이 사전 충분히 고지를 하고
주민 동의와 의견 수렴을 해야하는 절차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지켜지지 않았더라고요.
그리고 베는 것 만이 능사가 아니라,
관리하고 주민 자치를 통해 더 노력해볼 수 있었을텐데 하면서
이 사건 이후, 저는 ‘나무 베기’에 민감해졌습니다.
-
이 기분으로 무슨 글을 써... 멍을 때리다
이번 주 대학원 수업에서 배우고 느꼈던 것들을 떠올려 봅니다.
인간은 더 ‘가치로운’ 목표에 헌신한다는 ‘동기’이론을 공부하며
가치, 동기, 보상, 성취라는 단어와 함께
내용들이 참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목적지가 없을 때 발길 따라 걷는 곳이,
진짜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일 수도 있다’
는 교수님의 이야기,
헌법과 질서에 맞춰 내 의견을 표현하고,
사회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민주 시민’의 역할이라는 내용 등등..
그러다가 내 지금 생각과 행동,
할아버님과의 대화를 되돌아 봤습니다.
나는 시민적이었을까?
나무를 베는 게 나쁘다고 할 수 있나?
할아버지와 저는
그저 자기가 필요하고 가치롭다고 여기는 주관적인 생각을
표현했던 거구나 싶었습니다.
이는 민주 사회에서 매우 자연스럽잖아요!
또 제가 늘 배우는 게, 다름을 존중하고,
사람은 매우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며,
이를 일상의 삶의 체험/교육 현장에서 늘 경험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떠올리니, 마음이 침착해졌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들은 때로는 추상적이고 멀게만 느껴지지만,
이렇게 일상 속 작은 경험에 연결될 때
비로소 그 의미가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사람을 이해하고자하는 배움의 시도가 없었다면
할아버지를 단순히 ‘나무를 베려는 나쁜 사람’이라
단정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름을 존중하려는 마음과 시각을 넓히는 배움 덕분에
그래도 한 번 더 상황과 저의 생각을 성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배움은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는 힘을 기르는 과정임을 다시금 느낍니다.
오늘의 글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