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이연 05화

당신도 오늘, 참 고생 많았어요

말의 끝에 남겨두는 다정에 대하여

by 이연


하루의 끝,

아무도 없는 방 안에 앉아


문득, 오늘 내가

얼마나 무너져 있었는지를

알아차릴 때가 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벗어 놓은 코트,

식지 않은 커피잔,


그 사이에서

눈물이 말없이 고인다.


그럴 때,

멀리서 온 한 문장이

나를 덮는다.


“오늘도, 수고했어요.”


그것은

담요처럼 조용했고

내가 견뎌낸 모든 것들이

그 말 안에서

조용히 이해받는 기분이었다.


따뜻한 말은

불빛보다도 더 멀리 도달한다.


누군가의 낮에 던진

작고 평범한 말이

어떤 밤의 벼랑 끝에서

사람을 살리기도 하니까.


나는 그걸 안다.

너무 춥고 어두운 시절에

내가 단 한 마디로

다시 숨을 쉬게 되었던

그 밤을 기억하니까.


그래서 요즘은

말을 아끼기보다는

말을 지켜내는 법을 배운다.


다정하다는 건

화려한 말솜씨가 아니라

누군가의 고요를

너무 세게 흔들지 않는 것이라는 걸.


오늘, 당신에게도 묻고 싶다.


누군가의 마음에

살며시 스며드는 말을

한 번쯤 건네볼 수는 없을까.


아무 일 없는 듯

지나가는 하루 속에도


우리가 건넨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등불 하나쯤 켜놓을 수 있다면


그 하루는

괜찮았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


"당신도 오늘, 참 고생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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