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여서 20살
골프를 그만둔 해, 나는 처음으로 나를 선택했다.
그리고 내가 아닌 연인을 선택해 버렸다.
나를 알지도 모른 체
그 해, 나는 골프를 그만뒀다.
세상이 붙여준 꿈,
부모가 바란 방향,
성공이라고 불리던 궤도.
모두 내려놨다.
정확히는,
그 모든 것보다 나 자신을 선택했다.
처음엔 죄책감이었다.
“너 이거 그만두면 뭐 할 건데?”
“그래도 지금까지 쌓아온 게 있는데?”
“넌 원래 그 길이었잖아.”
그 말들 앞에서
나도 흔들렸다.
하지만 그때,
내 안에서 처음으로 작게 울리는 감정이 있었다.
“나는 이대로 살고 싶은 사람이 아니다.”
골프채를 내려놓던 그날,
나는 슬프기도 했고
죄스럽기도 했고
세상에서 탈락한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에서는 처음으로 ‘살아있다’는 감각도 함께 왔다.
온몸에 감정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눈물이, 숨결이, 언어가.
이건 실패가 아니라 ‘감정 회복’이었다.
20살,
사람들은 나를 낙오자라 했고
멈춘 애라 했지만
사실 그때야말로
나는 처음으로 내 삶에 발을 디뎠다.
그 해는
끝이 아니라
나를 향한 첫 번째 퇴장이었다.